이물감 느낄땐 인공눈물로 씻고
증상 심하면 병원 즉시 찾아야
수상스포츠 활동시엔 고글 착용
여름철 들어서면 휴가지를 비롯한 물놀이 장소에 사람들이 몰려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접촉하는 기회가 늘어난다.
더군다나 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쉽게 번식하고 물을 통해 빠르게 전파된다. 여름철에 특히 눈병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다.
이 중에서도 여름철에 유행하는 결막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결막염으로, 유행성각결막염과 급성출혈성결막염(일명 아폴로눈병)이 대표적이다. 눈곱이 많이 생기거나 이물감, 가려움, 눈부심과 같은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각막상피결손이나 각막염으로 이어져 영구적인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물놀이장서 각종 이물질에 노출되기 쉬워
유행성각결막염은 항생제 안약을 투여해도 초기 일주일은 증상이 점점 심해져서 자연스레 호전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세균이 많은 손과 눈의 접촉은 2차 감염을 불러올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회복과정 동안 가렵다고 해서 눈을 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반면,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전염력이 있는 기간이 일주일 이내로 짧지만 전염 후에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잠복기 동안은 아주 빠른 속도로 전염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은 유행성각결막염과 비슷하게 충혈과 분비물이 동반되지만 유행성각결막염보다 급성으로 진행하며 심각한 결막의 충혈이 나타난다. 특별한 치료약 없이도 충분한 휴식과 관리를 해주면, 1주일 정도 지나 완치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윤영선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는 “워터파크나 수영장뿐 아니라 모래찜질이나 불꽃놀이, 캠프파이어 등을 즐기다 보면 각종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기 쉽다. 갑작스럽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반사적으로 눈을 비비게 된다”며 “만약 눈을 비비게 되면 이물질이 각막에 미세한 상처를 낼 수 있어 안질환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눈을 깜빡일 때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눈을 비비지 말고 위 눈꺼풀을 살짝 손으로 잡아당긴 후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 인공눈물로 씻어 이물질이 빠져 나오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눈병에 걸려 심하게 진행됐다면 눈을 닦아내지 않는 것이 좋다. 눈물막에는 세균과 싸우는 항체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윤 전문의는 “특히 아이들의 경우 눈에 모래가 들어가면 깜짝 놀라서 바로 눈을 비비며 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보다 눈이 약하기 때문에 눈에 손이 직접 닿지 않도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며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물놀이 후 무방부제 인공눈물을 눈에 넣어 눈을 깨끗하게 씻으면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물놀이장 이용후 깨끗한 물로 몸 헹궈야
여름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즐기는 수상스포츠도 안질환의 위험요인다. 윈드서핑, 웨이크보드 등 거친 물살을 가르며 즐기는 스포츠는 스릴이 넘치는 만큼 부상의 위험도 높아 주의해야 한다. 강한 압력의 물방울이 눈에 튀어 각막에 상처를 내거나, 수면에 부딪칠 때 눈에 충격이 가해지며 안구가 파열될 수도 있다.
부상 당시에는 그 상처가 멍, 충혈 외에는 겉으로 상처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외상성 백내장, 녹내장, 망막박리 등으로 악화될 우려도 있으며, 심할 경우 실명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얼굴에 밀착되는 고글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고글은 일반 선글라스와 달리 사방이 막혀있어 여름철 강력한 자외선과 외부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워터파크에서 물을 소독하기 위해 사용하는 ‘염소계소독제’는 살균 효과가 뛰어나지만 농도가 높으면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의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윤 전문의는 “워터파크 이용 후에는 반드시 깨끗한 물로 몸을 꼼꼼히 씻어내야 하며, 중간중간 간이 샤워실에서 몸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며 “물놀이 후 생긴 가려움증 혹은 피부발진은 대부분 긁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치유된다. 단, 상태가 악화된다면 피부과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