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수입차부품 25% 관세부과 추진하자 美 상무부에 의견서

美 판매차량 절반 현지 생산
생산비 증가 가격인상 야기
투자계획 차질 불가피 강조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미국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부품 관세부과 움직임에 우려의 입장을 전했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차 안보영향 조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서 현대차는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 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의 미국 공장 생산비용이 연간 약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경우 수익성이 악화하고 차량 판매가 감소해 미국 내 현대차 관련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차 차량의 절반 가까이가 현지에서 만들어지는데, 생산비용이 늘면 차량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판매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게 현대차 측의 주장이다.

현대차는 이 경우 공장 생산직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 있는 835개 대리점에서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에서 현대차가 협력사와 함께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여명이며,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4만7000여명에 달한다.

현대차는 “현대차는 협력사와 함께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미국 내 사업이 어려워지면 현지에서 진행하려던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미국에 8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 5월에는 앨라배마 공장의 엔진헤드 제조설비 증설 등을 위해 3억88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아차도 미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3분의 1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내 협력사와 함께 직접 고용한 인력은 2만5000여명, 775개 대리점을 통해 간접 고용한 인력은 3만8000여명이다.

현대·기아차는 또 최근 미국 내 판매가 줄었을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업체들과 주력 차종이 달라 미국 안보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수입차 규제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며 “다른 수입자동차 업체와 현지 협력사 등도 나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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