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보트등 총동원
피해지역 수색·구조 계속
지반약화로 피해 더 늘듯

▲ 9일(현지시간) 일본 서부 오카야마 현 구라시키 시의 주택지가 폭우로 황토물에 잠겨 있다. 최근 일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현재 103명으로 집계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AP/교도=연합뉴스

일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교도통신이 9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카야마(岡山)현 경찰은 침수된 구라시키(倉敷)시 마비초(眞備町) 마을에서 이날 시신 7구를 추가로 확인했다.

통신은 11개 지방자치단체의 집계를 인용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이날 현재 10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외에 현재까지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주민은 최소 5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피해 지역에서는 주민에 대한 구조와 수색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폭우로 지반이 약화한 곳이 많아 희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구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이 현지 언론을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지지통신은 9일 폭우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진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마비초(眞備町)에서 주민들이 소방헬기나 보트 등으로 구조되는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한 70대 주민은 2층 베란다에서 구조되기 전까지 “수건을 7시간 동안 계속 흔들었다”며 “한신(阪神) 대지진을 경험했지만 이번 폭우는 정말 무서웠다”고 당시의 위기 상황을 털어놨고 통신은 전했다.

같은 마을의 50대 회사원은 “1층까지는 침수돼도 괜찮다고 보고 방심했는데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물이 흘러들지 않은 2층 벽장에서 이틀 밤을 보낸 뒤에야 구조돼 가족과 재회했다는 그는 “집안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를 생각하면 지옥이지만 지금은 그래도 천국”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비초에선 한때 최대 1850여 명이 고립돼 건물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렸다고 NHK가 전했다.

소방당국과 자위대 등은 지난 8일 노인 보건시설에 남겨진 입소자 등 약 80여 명을 헬리콥터를 이용해 구조했으며 인근 병원에선 인공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 등을 우선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지난 6일 밤 또 다른 노인 요양시설인 ‘실버맨션히마와리’에선 엘리베이터가 정지되자 직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도와 대피시켰다.

건물 3층에는 주민을 포함해 150여 명이 모였고 이들은 흰 천에 ‘150명! 물 음식’이라고 테이프를 붙여 ‘SOS 사인’을 만들어 주변을 지나는 헬기 소리가 날 때마다 흔들었다.

이들은 하루가 지난 7일 밤이 돼서야 현지에 도착한 자위대 보트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 이 시설 직원은 “최근 한 대피훈련이 도움이 됐다”며 “힘들었지만, 모두가 함께 행동해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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