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황투고원에서 발견된 212만년 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돌조각(격지). AP=연합뉴스

중국에서 212만 년 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기가 발견돼 고(古)인류의 아시아 출현 시기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학원 광저우지구화학연구소 지질학자인 주자오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200㎞ 떨어진 황투(黃土)고원 상천의 절벽에서 돌조각(격지·flake)과 돌망치 등 초기홍적세 석기 96점을 발견했으며, 이 중에는 212만년 전 석기도 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밝혔다.

이는 고인류가 280만년 전 아프리카에 출현한 뒤 200만년 전까지는 아프리카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학설을 뒤엎는 것이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발견된 고인류의 흔적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드마니시 지역의 185만년 전 화석과 석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상천에서 발견된 석기는 그 시기를 27만년 가량 끌어 올린 셈이다.

주 교수는 지난 2001년 산시성 란톈(藍田)에서 발견된 두개골 화석이 당초 알려진 115만년 전보다 훨씬 앞선 163만년 전 고인류라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 화석이 발견된 주변 지역을 조사하다가 60m 깊이의 골짜기 절벽에서 석기처럼 보이는 돌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조사를 해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석기 80개는 온난하고 습한 기후에서 형성된 11개 지층에서 발견됐으며, 나머지 16개 석기는 춥고 건조한 기후 때 형성된 6개 지층에서 수거됐다. 총 17개에 달하는 이 지층들은 212만~120만년 전 사이에 약 100만년에 걸쳐 형성됐다.

이번에 발견된 석기는 아프리카에서 호모 에렉투스가 출현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과 조지아 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돼온 호모 에렉투스의 아시아 기원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학계 일각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석기가 돌끼리 부딪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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