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바람직한 튜닝산업 발전방안은

▲ 독일 슈투트가르트 '벤츠박물관' 내 전시된 경주용 차량.

지나친 규제 튜닝 부품시장 신규진입 어렵고
테스트베드·자동차 경주장등 인프라도 부족
울산·부산등 영남권 자동차 동호인 4만여명
복합 테마파크 자동차경주장 건립 한목소리
부품업체 튜닝사업 전환유도등 업체 육성발굴
잠재된 우수 인력·기술 바탕 산업화 선점 지적

자동차도시 울산에 자동차 튜닝산업을 활성화 및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튜닝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하고, 튜닝차들이 자유롭게 다니거나 동호인들을 유입할 수 있는 공도(公道)와 자동차 경주장 등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한 수도권에 편중된 R&D시설 및 테스트베드의 지역 이전과 기존 부품업체 튜닝 사업전환 유도 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튜닝산업 잠재력 충분…규제완화 절실

울산은 우리나라 대표적 자동차도시이나 아이러니하게도 자동차 튜닝산업은 발전이 더뎌왔고, 외국 선진 자동차도시는 물론 대구 등 국내 타 도시에 비해서도 사실상 걸음마 수준이다.

가장 큰 이유는 타 도시에 비해 튜닝산업에 늦게 뛰어든데다 지역 자동차산업계에서도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튜닝규제와 시장제한 등 정부의 정책적인 부분도 한 몫 하고 있다.

박재영 울산발전연구원 경제산업팀 박사는 “국가적으로 살펴보면 자동차 시장구조가 생산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지정된 튜닝부품만 개발토록 한계를 두고 있어 기술력을 동반한 기업의 튜닝부품이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정부를 중심으로 튜닝 규제와 제도 및 예산 조정이 연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지역에서의 자체 산업화가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가 최근 5년간 튜닝부품에 대해서는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고 있지만 그 외에 제도, 시장구조 등의 개선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는 게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재영 박사는 “민간을 제외하고는 튜닝에 대한 테스트베드(시험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도와 주행장 등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자연스럽게 일부 튜닝차들이 일반도로에 나오면서 발생하는 부정적 시각이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모기업 중심의 튜닝제품을 활성화할 수 있는 R&D, 테스트베드가 대부분 수도권에 편중됨에 따라 울산은 생산기지역할에서 못 벗어나 튜닝시장의 한계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튜닝산업의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울산지역 자동차 동호인들도 튜닝산업 발전의 필수적 조건으로 지역에 주행장이나 자동차 경주장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하태영 울산자동차경주협회장은 “울산에도 카레이싱(자동차 경주) 동호인수가 수천명에 이를 뿐 아니라 인근 부산·경남과 대구·경북까지 영남권 전체적으로 하게 되면 그 수가 4만여명에 이른다”며 “울산에 놀이시설 등을 갖춘 복합 테마파크 경주장이 조성되면 영남권을 중심으로 연간 수십만명 이상이 울산에 찾게 돼 자연스레 튜닝산업 활성화를 꾀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독일 바이에른주 켐프텐시 ABT(압트) 본사 내 조성된 전시장.

◇기존 부품업체 튜닝 사업전환 유도 필요

정부가 자동차 튜닝산업을 일몰제(법률이나 각종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없어지도록 하는 제도)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어 대 정부부처 설득 등의 노력도 병행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혜영 울산테크노파크 생산기술지원전문센터장은 “튜닝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사업 병행 추진이 필수적이나 정부에서 2018년 이후 인프라 구축 지원을 지양하고 있다”며 “따라서 튜닝사업 중 인프라 구축 부분의 총사업비를 지방비로 구성하기 위한 울산시 시비 확보 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특히 “부족한 울산지역의 자동차 튜닝 관련 부품업체에 대한 발굴 및 유치와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대한 튜닝사업 전환 유도 등도 필요하다”고 기존 부품업체들의 튜닝 사업전환 유도를 주문했다.

울산지역 자동차산업 인프라와 인력,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울산발전연구원 박재영 박사는 “울산은 완성차의 튜닝제품을 조립하거나 생산하는 하청 기업들의 기술력과 자동차 튜닝 중심의 수요자(동호회 등)가 매우 우수하다”면서 “인력과 기술이 잠재돼 있으므로 기술력 중심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 방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독일 뉘르부르크에 위치한 서킷 ‘뉘르부르크링’.

그는 “예를 들어 민간에서 움직이고 있는 튜닝분야의 인력양성을 확산해 인력 양성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이러한 환경을 구축해 이를 연계한 테스트베드까지 구축한다면 튜닝산업 발전에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 중심의 튜닝산업에 탈피, 미국이나 유럽처럼 개인 형태의 튜닝산업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테스트 공간과 공도가 잘 갖춰질 경우 주변 튜닝시장과 기술들이 자연스레 모여들고 이에 따라 산업 생태계가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현대차 등 완성차업계가 튜닝업체들과 수직관계가 아닌 협력관계를 통한 활발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나아가 즐길 수 있는 자동차 문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업계와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

사진·편집=안치원기자 dnworr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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