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 성평등도시, 남녀모두 실천약속 지켜야

▲ 지난 6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2018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에서 송철호 시장, 김종훈 국회의원, 김위자 울산여성단체협의회장 등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우리사회 여성 차별 여전
서비스·판매직 절반이상 女
女 가사노동시간 男의 5~8배
출산·육아 경단녀 49% 달해

양성평등 미래전망 밝아
청소년 92% “남녀 권리 동등”
공평한 가사분담 인식도 증가
남성육아휴직자 10배로 늘어

선진국일수록 양성평등
성별격차 적은 국가일수록
삶의 만족도도 높게 나와

흔히들 요즘은 성평등을 넘어 여성상위의 시대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우리나라 여성의 삶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나아졌고, 그 변화를 정서적으로 평등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고용전반에서부터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경제사회참여를 가로막는 차별이 존재한다. 근로자의 지위, 임금 수준에서는 물론 승진, 평가에서 차별적 관행도 여전하며 가사와 돌봄 역시 여전히 여성의 역할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 짙다.

분명 달라진 것 같긴한데,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고, 또 변하지 않은 것은 무엇일까. 여성가족부가 최근 발간한 ‘2018 대한민국 성평등 가이드북’은 이같은 의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정도를 잘 알려준다.

지난 2016년 양성평등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미래전망은 밝다. 5년 후의 양성평등 의식수준은 21%(2016)에서 38.5%(2021)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청소년대상 의식조사(2013)에서도 남녀모두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91.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아직도 역차별 정서는 엄연히 존재한다. 여성위주의 정책이 지나쳐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대표적이다. 이에 동의하는 남성들의 인식은 5점 만점에 3.79점(2015)이나 됐다.

그나마 자율적 삶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더디긴 하지만 상승하고 있다. 우리화회 여성고용율은 48.8%(2006)에서 56.2%(2016)로,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54.8%(2006)에서 58.4%(2016)로 증가했다. 다만 성별 직종 분리 현상은 여전하다. 서비스직 여성비율은 64.3%를, 판매종사 및 단순노무 여성비율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중 여성비율은 남성보다 15%p(2016)나 높았다.

▲ 지난 12일 울주군여성단체협의회(회장 박청원)는 울주군청 알프스홀에서 2018년 양성평등주간 기념식을 개최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사회전반의 문화나 경제·노동계와 마찬가지로 가정 내의 변화추이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공평한 가사분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모세대 인식이 21.4%(2008)에서 40.5%(2016)로 변화하는 중이고, 2009년 502명에 불과하던 남성육아휴직자도 2016년엔 7616명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직도 변화가 더딘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여성가사노동시간은 아직도 남성의 5~8배에 달한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남편은 41분, 아내는 3시간13분을 집안일에 투자했다. 25~54세 기혼여성 중 결혼이나 임신출산, 양육 등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비율이 48.6%(2016)나 됐다.

선진국의 경우 여성고용률이 높은 국가들에서 출산율과 GDP도 높게 나타나는 등 경제성장과 여성인력 활용은 정비례한다. 성별격차가 적은 국가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다.

전문가들은 “성별영향분석평가, 성인지예산제도, 성인지교육, 성인지통계, 여성친화도시 등 우리 사회는 정부와 각 지자체마다 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제도와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사회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만큼 기존의 제도와 사업 역시 충실히 지켜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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