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세창 아트엠월드와이드(주) 경영지도사 전 울산발전연구원 행정실장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OECD 30여개국 중 최하위권(28위)인 반면 노동임금수준은 17위 중위권으로 이탈리아나 일본보다 높다. 이를 노동 집약산업인 조선해양산업 부문만 보면 강력한 경쟁업체인 중국이 우리나라의 1/3 수준에 못 미치고, 싱가포르는 1/2 수준이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해 10월 노르웨이 오일업체 스타토일이 발주한 해양플랜트 구조물은 우리보다 20% 낮은 가격에 싱가포르 샘코프마린이 수주한 반면 우리 울산의 조선업계는 최근 해양플랜트 공장을 잠정 패쇄하기에 이른다. 지난해 말 프랑스 해운사 CMA-CGM이 발주한 2만2천TEU급 세계최대규모 컨테이너선은 중국업체로 넘어갔다. 이들 기술집약 조선해양부분은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였던 분야인데 무너진 것이다. 싱가포르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배가 높은 5만6천불 수준인데도 꾸준히 인도, 동남아 저임 노동인력을 노동집약산업에 투입한 결과이며 앞으로 상당기간 해양플랜트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글로벌 생존경쟁에서 필사즉생(必死則生) 상황에 처해있는 업계의 위기극복책으로 필자는 아래와 같이 노사신사협정을 제안해 본다.

첫째 당면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간의 공통 인식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노동집약산업인 조선해양부문에서 글로벌경쟁에서 가장 취약한 부문이 고정비, 그중에서도 노무. 인건비항목이다. 이에 대한 경쟁력확보가 최우선 과제로서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가? 이외에도 차선책 및 종합대책에 대한 집행에서 노사간의 의견일치(Consensus)가 당장 필요한 시점이며 이는 과제해결에 있어서 동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면서도 노사공멸(共滅)을 피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된다고 믿는다. 둘째 경쟁가격 임금연동제 실시가 가능한가이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 즉 해외수주를 위해 고정비에서 가장 큰몫인 노무, 인건비 비율을 경쟁업체 수준대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일이다(잠정적으로 현 수준의 30~50% 인하 또는 절감). 이와 함께 회사에서는 기타 변동비 절감(재료비, 설치비 등 포함) 및 협력업체 동참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결과적으로 수주성공후 제조, 결산결과 이익발생시, 그 배분의 최우선으로 노무 인건비 보상에 둔다. 성과배분을 공유할수록 노사간의 지속적인 신뢰구축이 이루어지고 본 경쟁가 임금연동제 정착이 뿌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노동유연성 확보다. 경쟁력과 노동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사는 일감과 노동인력 투입비율을 탄력적용하기 위해 노동유연성을 강구해 전체노동인력의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1.2.3교대 노동인력 Pool을 운용하여 수주에 따른 적정가동률을 찾는다. 즉 2-3교대 노동인력은(Pool) 잠재 휴직상태로서 항상 리턴대기조가 되며 노사는 휴직 보상책으로 최소 평균급여 일정수준(예 30%) 지급을 보장한다. 이때 교대 Pool 명단은 노조 측에서 1차 선정하여 회사측의 추인을 받는다. 실행에는 여러 난관이 있을 수 있으나 전체 근로자의 노동안정성 확보라는 장점 면에서 검토가치가 충분하다. 위 경쟁가격 임금연동제 실시와 노동유연성 확보책 실시를 위해서는 노사가 절박한 상황인식과 세부협상 노력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 상호 신뢰구축이 먼저이다.

본 제안은 비단 조선해양분야 뿐만 아니라 한계기업, 또는 미래가 불투명한 기업에서는 당장 채택검토 대상이지만 소위 잘나가는 제조업체에서도 평소 이에 준하는 임금연동제, 노동유연성 확보를 위해, 노사 간의 원만한 대화를 통해 이익배분법(참고)을 제도화 한다면 언제 부닥칠지 모를 위기극복책이 될 수 있다. 조선해양산업의 경우, 노동집약, 자본집약, 기술집약 산업으로서 우리나라 우위요소는 기술부문이외는 열세에 있어, 기업스스로의 필사적인 구조조정이 발등에 불이 되었고 정부에서도 과잉설비에 대한 구조(자본집약) 재조정과 노동유연성 실행 기업의 잠재휴직 근로자에게 일정 인센티브 급여보상 등 다각적인 지원책이 병행되어야 할 다급한 시점이다. 단기책이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산관연이 머리를 맞대고 조선해양산업의 중장기 위기극복 로드맵도 상황에 맞게 조정을 거듭해야 될 것이다. 또한 위기탈출방안의 하나로 검토되었던 해상풍력발전 건설이나 원자력추진선(SMR) 개발사업도 중장기 전략으로 재검토 대상이 될수 있을지 주목해 볼 시점이다.

강세창 아트엠월드와이드(주) 경영지도사 전 울산발전연구원 행정실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