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예회관서 출판기념식
100년의 시간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사진의 발자취 소개

▲ 정원섭 작가의 ‘존재의 가치’

과학인 동시에 예술인 사진의 역사는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갈까. 학계에서는 루이 자크 망데 다게르가 발명한 은판사진(daguerreotype)이 1839년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서 발명품으로 인정받은 후 촬영한 풍경사진을 사진사(史)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후 1851년 영국의 프레더릭 스콧 아처가 개발한 습판 사진술(collodion process)이 인물의 초상 사진을 유행시키면서 사진은 대중화 바람을 타게 됐다.

그렇다면 울산 사진문화의 출발점은 어느 시기일까. 지역 사진가들 사이에서는 1910년 한일합방 전후에 지금의 울산시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열리던 울산5일장을 촬영한, 작가미상의 흑백사진으로 알려져 있다.

▲ 김선옥 작가의 ‘빛의 조화’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진 그 장면에는 흰 도포와 갓을 쓴 남자, 치마저고리를 입은 여인들, 더벅머리 총각 등 장터를 찾았던 옛 울산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같은 울산사진문화의 흐름을 담은 책이 나왔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광역시지회(회장 이상일·이하 울산사협)가 창립 50년을 맞아 <울산사진50년사>를 펴낸 것이다. 책 제목은 ‘50년사’이지만, 이는 울산사협 출범(1967년)을 기점으로 한 것일 뿐 1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울산사진역사를 짧게나마 알려 주고 있다.

일제강점기 울산을 담은 사진들은 대부분 영업사진관 중심의 기념사진이거나 연구조사를 목적으로 한 기록물이 주류였다.

▲ 이상일 작가의 ‘산업불꽃’

이후 순수창작을 위한 울산사진연구회가 결성된 건 1939년(1935년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인데, 그 시기 일본인 회원과 함께 유일한 조선인이었던 정인성이 창작활동을 시작한 것이 지역충작사진의 시초라 할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난민 중 우수한 영업사진가들이 사진관을 개업했고, 1950년대 말 부터는 전국적인 분위기를 타고 울산에서도 순수창작사진이 조명되기 시작했으며, 여세를 몰아 1967년 12월에는 드디어 울산시 성남동 어음교환소 건물에서 울산사협이 태동하게 된 것이다.

▲ 손창열 작가의 ‘희망의 눈빛’

1967년은 당시 울산공업축제 일환으로 제1회 사진촬영대회가 열린 해이기도 하다. 울산사협은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대회를 이어오고 있다.

<울산사진50년사>에는 ‘울산사진의 발자취’를 비롯해 울산사진연보, 울산사협 회원들의 작품소개, 울산울산지역 사진단체 현황, 역대 수상자 명단 등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24일 울산문예회관 쉼터레스토랑에서 열린 출판기념식에서 이상일 회장은 “50년사 발간은 지금까지의 사진예술활동에 마침표를 찍는게 아니라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신호”라며 “다소 부족한 부분이 없지않으나 지역사진문화발전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750부 한정출판. 비매품. 275·3001.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