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4차산업혁명시대, 울산도 ICT 스마트팜 활성화
(4) 선도 농가 중심의 국내 스마트팜

▲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송리의 우듬지팜은 ICT를 활용,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이다. 우듬지팜에서는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파프리카 온실 2만3000여㎡(7000평), 토마토 온실 3만여㎡(9000평)에서 농산물을 연중 재배하고 있다. 사진은 파프리카 온실 모습.

충남 부여 우듬지팜
국내 최대 규모 스마트팜으로
주변 농가 64곳과 법인 꾸려
ICT 활용 토마토·파프리카 재배

고품질 농산물 연중 대량 생산
ICT·에너지시스템등 이용해
육묘기간 제외 365일 생산 가능
파프리카 생산량·매출 50% ↑
대형마트 직접 납품등 판로 확보

네덜란드·미국 등에서는 대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ICT(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한 스마트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일부 선진 농가를 중심으로 스마트팜이 확산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원예·축산 등 다양한 농업분야에서 스마트팜 도입을 위한 시도가 진행 중으로, 아직은 하우스 환기창 자동 개폐·온습도조절 등을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이른바 1세대 스마트팜에 그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 한 발 앞서 생육 데이터를 활용, ICT 융합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는 충남 부여의 ‘우듬지팜’을 둘러봤다.
 

▲ ICT자동제어시스템, 양액시스템, 천장개폐시스템, 공기열 히터펌프 냉난방시설, 환경제어시스템 등 최첨단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우듬지팜.

◇우수한 농업 입지조건, 스마트팜으로 극대화

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송리의 우듬지팜(대표 김호연)은 ICT를 활용,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이다. 지난달 말 취재진이 농장을 찾은 날은 장마 기간으로 온실에 들어가자 파프리카 생육에 필요한 일조량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가 온실 지붕에 맺힌 빗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초여름이었지만 온실 안은 파프리카 재배에 적절한 25℃ 가량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돼 다소 후텁지근하게 느껴졌다.

지난 2011년 문을 연 우듬지팜은 20년 넘게 농업에 종사하던 김호연 대표가 농업 선진지 견학으로 스마트팜의 ‘성지’ 네덜란드를 다녀온 이후, 스마트팜을 적극 추진하면서 출발했다. 일조량과 지하수가 풍부한 원예 집적지 부여의 장점을 살려 주변 농가 64곳과 함께 법인을 꾸리고, 스마트팜을 조성해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취재진이 앞서 찾은 네덜란드와는 달리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 추위와 여름철 더위로 인해 일반 시설하우스에서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등 농산물을 연중 생산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듬지팜에서는 스마트팜을 도입하면서 파프리카 온실 2만3000여㎡(7000평), 토마토 온실 3만여㎡(9000평)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우듬지팜에서는 ICT와 에너지시스템을 활용해 토마토의 경우 8~9월 육묘기간을 제외하면 10개월 가량 생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우듬지팜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시중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된다.

실제로 우듬지팜에서는 스마트팜 도입 이후 파프리카의 경우 생산량과 매출이 50% 가량 늘었고, 토마토의 경우 두배 이상 증가했다.

한만길 우듬지팜 전무는 “최근 급격하게 고령화 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농촌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초기 자본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지만, 축적된 생육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규 농업인들이 어렵지 않게 고품질의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고품질 농산물, 직거래로 유통 판로도 확보

우듬지팜은 스마트팜 도입 초기 김호연 대표를 비롯해 인근에서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모여 출발했다. 이후 우듬지팜에서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연중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대형마트 등 유통본사에 직접 납품하고 있다. 우듬지팜은 재배한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면서 인근 160여 소규모 농장과 연계해 이들 농장에서 생산된 파프리카 등도 자체 선별장을 통해 함께 대형유통망에 공급, 인근 농가의 판로확보와 소득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한만길 우듬지팜 전무는 “우리 농업도 유럽과 미국 등 선진 농업국가들에 걸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스마트팜을 도입할 경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고, 안정적인 판로만 확보하면 꾸준히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농장에서 생산된 토마토·파프리카는 자체 선별장을 통해 대형유통망에 공급된다.

우듬지팜은 스마트팜 도입 당시 시설 투자를 위해 융자와 펀드를 이용해 4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했지만, 고품질 농산물을 통해 고수익을 내면서 도입 3~4년 만에 대부분 상환할 수 있었다.

또한 우듬지팜은 스마트팜 도입 초기 시설 조성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국내 업체의 설비와 기술을 도입했다. 네덜란드 등 해외 기술을 도입할 경우 기술적으로는 한 발 앞설 수도 있지만, 비용과 관리의 어려움이 크다. 실제로 자동화 설비가 많은 스마트팜에서는 농장 운영 과정에서 수리와 개보수 등의 작업이 종종 필요한데 해외 장비를 도입할 경우 이를 위해 현지 엔지니어가 국내에 와야하는 등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요된다.

우듬지팜은 스마트팜을 도입, 대규모 농장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체계적인 농장 운영과 관리를 위해 신규 직원을 40여명 가량 고용, 부여지역의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 전무는 “부여가 스마트 원예단지에 선정돼 우듬지팜도 앞으로 20㏊ 가량의 유리온실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지속적인 품질 향상으로 올 연말부터는 일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여 글=서정혜기자 sjh3783@ 사진·편집=정다은기자 ksdaeun@ksilbo.co.kr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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