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에 화염 소용돌이형태
급속 확산 48시간새 4배로
북부 레딩지역 마을 삼켜
미 전역 89곳서 산불 발화
피해면적만 3760㎢ 넘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에서 발화한 대형 산불이 ‘화염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급속도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캘리포니아 소방당국과 현지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400㎞ 떨어진 샤스타 카운티에서 자동차 화재로 인해 발화한 ‘카 파이어’는 새크라멘토 강을 넘어 인근 레딩 마을을 위협하면서 닷새간 8만 에이커(323㎢)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다.

이는 여의도 110배가 넘는 면적이며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이 넘는다. 미 언론은 필라델피아만 한 도시가 불에 탄 것이라고 전했다.

인명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방관 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레딩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 가운데 70세 할머니와 5세, 4세 손자·손녀 일행이 사망했다. 또 이들 외에 10여 명이 실종 상태라고 레딩 지역 경찰은 말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실종자가 17명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레딩 전체 주민(9만 명)의 3분의 1이 넘는 3만7천여 명이 대피한 상태이며, 이 소도시에 있는 건물과 가옥 500여 채가 전소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브렛 거비어 국장은 “이번 불은 진로에 뭐가 있든 상관없이 움직인다. 극단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현장 소방책임자 그레그 베텔리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진화에 매우 어려움이 있다. 불길이 서너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불은 화염 소용돌이, 화염 장벽과 같은 이상 현상을 일으키며 번지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경보(레드플래그)를 잇달아 발령하면서 최고 시속 80㎞의 돌풍이 불면서 화염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은 “이번 산불은 토네이도 형태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지난 26일까지 피해 면적이 2만 에이커였는데 48시간 사이에 4배로 늘었다. 24시간 만에 피해 면적이 배씩 커지고 있다고 소방국은 전했다.

산불 피해 지역의 기온이 주말에도 섭씨 42도를 넘나드는 폭염인 데다 습도는 5% 이하여서 불길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진화율은 5%에 머물고 있다. 현지 방송국인 KRCR TV가 대피령으로 방송을 중단했고 지역신문인 레코드 서치라이트는 정전으로 발행을 중단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난 퍼거슨 산불은 5만 에이커를 태운 상태에서 진화율 29%를 보이고 있다. 요세미티 밸리 등 국립공원 주요 관광 포인트는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미국 전역에서는 현재 14개 주, 89곳에 걸쳐 산불이 발화했으며, 93만 에이커(약 3천760㎢)의 면적을 태웠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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