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민선7기 출범에 맞춰 그동안 권위적이고 관행적인 내빈 위주의 지루한 행사를 혁파(革罷)하고 시민 주권시대에 부응하는 행사 간소화를 시행키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로운 시작때마다 시도, 수없이 되풀이 해오면서도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던 ‘묵은 관행의 틀’을 이번 만큼은 깰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울산시가 마련한 ‘각종 행사 간소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공연·관람 행사 △축제, 문화예술, 체육행사 △전국단위 행사 △기공 및 착공식 △국경일 행사 △기념일 행사 등 크게 6개 행사그룹으로 나눠 간소화 기준이 세워졌다. 기준은 ‘초청장無, 지정좌석無, 내빈소개 및 인사無, 축사無’ 등 4무(無)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행사 참여자와 시민들을 일부 초청 인사들의 둘러리로 만들어 버리는 권위주의적 행정과 허례허식에서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제대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우선 일반시민과 참여자 본위의 행사인 공연·축제·문화·예술·체육행사는 초청을 생략하거나 모바일 메시지 초청으로 대신한다. 자율좌석제를 운영, 도착한 순서대로 앉도록 하고, 울산시장은 3열 이후에 배치하고 시민들을 앞쪽으로 배치함으로써 시민을 최우선 배려키로 했다. 특히 모든 행사는 주빈 참석 여부에 상관없이 정시에 개최한다. 내빈소개 및 인사말씀은 모두 생략하기로 했다. 다만 격식을 갖춰 추진해야 되는 국경일 행사와 전국단위 행사는 관례대로 초청장 발송, 지정좌석제 또는 그룹별 좌석지정제를 운영하고, 일괄 내빈소개를 하기로 했다. 또 차 문 열어주기, 우산 씌워주기, 공공장소 차량통제, 행사장 입구에서 영접인원 도열 등 권위적이고 과도했던 의전은 금지된다.

시민주권시대에 걸맞게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열리는 행사는 하나 같이 단체장과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 등 초청인사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행사의 성격 등은 상관없다. 주최측의 인사말 다음에 끝없이 이어지는 축사와 격려사는 하는 사람조차 민망할 정도다. 그리고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시민이 주인이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송철호 시장이 이끄는 울산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권위주의 행정의 잔재’로 기록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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