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제우 유허지 부지 매입 완료

시비등 18억 들여 건립 본격화

3·1운동 백주년 교육의 장 마련

▲ 가칭 동학관이 들어설 수운최제우유허지 전경.
울산시 중구 유곡동 수운최제우유허지(울산기념물 제12호)에 세워 질 가칭 ‘동학관’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부지 매입이 완료돼 실시설계용역이 연내 완료될 경우 내년 하반기께는 준공식이 마련될 수 있다.

수운최제우유허지는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崔濟愚·1824~1864)가 ‘천서(天書)를 받고 크게 깨우친 곳’이다.

최제우가 세운 동학 이념은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우리 토속 신앙에 유교와 불교와 도교 그리고 천주교가 어우러진 교리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동학의 세력이 점점 커지자 당시 조정은 동학을 사이비 종교로 간주해 최제우를 잡아들였고, 민심을 어지럽혔다는 죄목으로 1864년 사형시킨다.

하지만 이미 최시형을 후계자로 삼은 터라 동학은 그 이후로 계속 퍼져갔고, 제3대 교주 손병희에 이르러 천도교로 이름을 바꾼 뒤 1919년 삼일만세운동과 이후 우리나라 독립에 많은 업적을 남긴 종교로 자리잡았다. 수운최제우유허지는 최제우가 31세 되던 해 처가가 있던 곳으로 숨어들어 와 수도생활을 하다가 천서를 받고 크게 깨우친 곳이다. 이때 천서를 을묘천서(乙卯天書)라 하는데, 천도교에서는 이 곳을 ‘예수(혹은 여시)바우골’이라 하여 예로부터 성스러운 땅으로 알려왔다.

‘동학관’ 건립은 수운최제우유허지가 1997년 시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된 이후 마땅한 편이시설 없이 초가와 기념비 등으로만 운영되자 울산지역과 연관된 동학 모태지로서의 의미와 한국사의 한 단면을 알려 줄 교육시설 건립이 확충돼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으로 5년 전 처음 제기됐다.

이후 지역 언론과 학계를 중심으로 건립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이어졌고, 울산시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중순 최제우가 농사를 지었다고 알려진 유허지 인접 6두락(중구 유곡동 623·1812㎡ )의 논을 매입했다. 이에따라 관할기초단체인 울산 중구는 향후 실시설계용역 의뢰하고 내년도 당초예산에 공사비를 확보한 뒤 건립사업에 본격 들어 갈 예정이다. 소요경비는 총 18억1400만원(시비 12억6950만원, 구비 5억4450만원)이다.

울산수운최제우유허지보존회와 천도교울산광역시교구 관계자는 “부지매입이 힘들어 수년간 주장해 온 건립사업이 이번에도 무산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지만, 다행히 매입가 협상이 잘 진행돼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사업인 삼일운동 100주년이 다가오는만큼 우리 정신문화유산을 살피는 교육의 장이 제때 건립되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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