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본사 주최…오는 30일 태화강 일원서 막올라
태국·스페인·몽골 등 10여개국 24개팀 참여
현재 미완성 미술품 진척상황 지켜볼수 있어
인공정원·에어튜브등 작품감상-교감 동시에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가 다가오고 있다. 첫 출발은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되돌아 온 태화강에 문화향기를 불어 넣자는 의도였다. 2007년 시작돼 태화강 일원에서 해마다 개최되기를 어느덧 12회째. 올해 미술제를 위해 뜨거운 햇볕 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갖춘 작가들이 울산의 허파 태화강지방정원에서 창작의 열꽃을 불태울 태세를 갖추고 있다. 본보는 미술제 준비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에 울산지역 최대규모 국제미술제로 성장하며 울산문화의 품격을 알려 온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를 미리 맛보는 장을 마련한다. 향후 문화면을 통해 개별 작가들의 작품소개가 연재되는만큼 올해 미술제를 큰 틀에서 살펴본다.
 

 

2018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의 주제는 ‘잠시, 신이었던 것들’이다. 이미 사라졌거나 언젠가는 사라 질 무수한 신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태화강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 온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품 속에 담긴다. 그들이 만들어 온 과거와 미래가 얽혀, 서로 충돌하고 횡단하는 일시적이고도 찰나적인 현재를 작가와 관람객, 시민과 관광객이 공유하게 될 전망이다.

박수진 예술감독은 “신(神)이라고 하면 유일신이나 영험한 신을 생각하겠지만, 이번 전시가 다루는 신은 하찮고 미미해 보일지도 모르겠으나 이 세상을 만든 존재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구대암각화에 기록된 삶과 노동, 산업화를 지켜 본 태화강, 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거듭난 태화강지방정원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이돼 온 울산과 도시, 그 속에서 살아숨쉬는 사람들의 터전과 이야기가 우리가 알던 신화와 다르지 않음을 설치미술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미술제에는 국내외 10여 개국 24개팀이 참여 해 태화강의 장소성과 역사성, 환경 등과 연결된 작품들을 야외에 내놓는다. 국내작가는 이경, 이수영, 조춘만, 프로젝트 레벨나인, 권자연, 권혜경, 리금홍, 이승연, 최태훈, 홍이현숙, 머머링프로젝트 등 14팀이다. 해외작가로는 니판 오라니웨스나(태국), 호베이 삼낭(캄보디아), 발레리아 콘테 막도넬(아르헨티나), 아키히토 오쿠나카(일본), 깐죽 셋바자르(몽골), 실라스 퐁(홍콩), 자스미나 로벳&루이 페르난데스 퐁즈(스페인), 투안 앤드류 응우옌(베트남), 티파니 씽(뉴질랜드) 등 10팀이 참여한다.

호베이 삼낭(캄보디아)은 동남아 숲이 빠르게 사라지는 현실을 정령 마스크와 퍼포먼스로 형상화한다. 그는 영상과 퍼포먼스를 통해 태화강 ‘정령’을 불러낼 계획이다.

발레리아 콘테 막도넬(아르헨티나)이나 아키히토 오쿠나카(일본) 작업은 공중에 쳐놓은 줄이나 강에 깔아둔 비닐을 통해 강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려는 시도다.

 

울산현대중공업 조선소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사진가 조춘만도 울산 공단을 촬영한 사진을 라이트박스 형태로 선보인다. 이경은 반구대 암각화 시절 움집 같기도, 먼 미래의 기지 같기도 한 작품을 설치한다.

설치미술의 특성상 이들 작품은 완성된 상태의 작품으로 공개되지 않는다. 현장성이 중요한 설치미술은 작품의 준비와 진행과정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보여주는 미술이다. 그러므로 태화강지방정원을 오가는 시민들은 개막일인 30일보다 훨씬 이전부터 조금씩 모습을 갖춰가는 미술품의 단계별 진척상황까지 지켜볼 수 있다.

 

무엇보다 관람객은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 감각을 통해서 작품과 교감할 수도 있다. 전시기간 중에는 태화강 십리대숲 앞 강가에 비닐로 만든 커다란 인공정원이 뜨는가 하면, 공중에 매달린 얼키설키한 줄을 잡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칠 수도 있다. 연인들은 한쪽에서 상영되고 있는 비디오 작품을 보면서 숲속의 데이트를 즐기고, 아이들은 에어튜브 작품에서 친구들과 손잡고 뛰어놀기도 한다.

 

박수진 감독은 “올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는 설치미술이 관객들에게 어떤 재미를 느끼게 할지 전시를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다” 며 “미디어 작품이나 회화가 어떻게 야외에서 전시될까도 이번 전시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 제12회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개요
·행사명 : 2018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TEAF 2018)
·주제 : 잠시, 신이었던 것들
·일시 : 8월30일~9월9일(개막식 30일 오후 7시)
·장소 : 태화강지방정원 일원
·참여작가 : 10여개국 24개팀
·주최 : 경상일보
·주관 : 2018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운영위원회
·후원 : 울산시, (사)울산미협, 울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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