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캐나다 퀘벡, 페스티벌 초청투어 중

▲ 이정헌 서울뮤직위크 감독 영남대(예술행정학) 강사
8~17일 캐나다 퀘벡주의 다섯개 음악페스티벌을 투어하는 ‘뮤직 커넥트 트랜스 캐나다’(music connect trans Canada) 프로그램에 초청을 받았다. 밴쿠버를 거쳐 몬트리올에 내려 매일 하루 평균 600㎞를 이동하는 대장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캐나다 퀘벡주 정부가 필자처럼 해외의 페스티벌 감독 및 아트센터 프로그래머들을 초청해 지역 내 5개의 대표음악페스티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프랑스어권 퀘벡주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과 교류를 확대시키자는 노력의 일환이다. 요즘은 뮤직 비즈니스와 이벤트도 국가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는데, 이번 프로그램 또한 그런 것이다. 우리나라 문체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저니 투 코리언 뮤직, 스페인 그란 까나리아 주정부의 ‘Canary Islands Music Market’ 등이 여러 장소와 공간을 돌면서 그곳에 적합한 음악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퀘벡주 투어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공연의 중심이었던 잠비나이도 동행하고 있는데 이들의 공연마다 엄청난 환호를 받고 있다. 캐나다는 특히 동계 올림픽 종목의 강국이라 거의 모두 잠비나이 공연을 티비를 통해 보았다고 한다.

국제 교류일을 시작한 지 벌써 12년째다. 지난 시절 동안 약 30개국의 대표적인 페스티벌과 아트센터 그리고 뮤직마켓과 퍼포밍 아트 마켓을 순례하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만나야 무슨 일이 생긴다. 귀와 마음을 열어야 비로소 새로움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 모든 만남은 중요하지만 뭔가를 바라지않는 만남은 특별하다. 좋은 사업가는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하지 돈을 먼저 좇지 않는다. 문화예술 분야도 마찬가지다. 특히 창작과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보여지고 들려지길 원한다. 때로는 이런 욕망이 과하여 트렌드를 따르거나 어정쩡한 조합으로 보이는 퓨전이나 컬래버레이션을 하기도 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범하는 실수 중 가장 흔한 부분이기도 하다.

컬래버레이션, 한자로는 협업이라 한다. 많은 페스티벌과 아트마켓, 국가간 협력이나 공공기관 주도의 국제교류에서 빠지지 않는 분야인데, 사실 엄밀히 보면 무엇을 위한 컬래버인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인지, 최종 목적은 무엇인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이번 프로그램의 목적도 컬래버란다. 캐나다는 미국과 함께 대표적인 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다양한 스펙트럼의 문화와 역사적 배경이 존재한다. 그런 이유로 서로 다른 배경의 문화와 예술이 융합되는 것에 대해 아주 개방적이다. 내년부터 캐나다와 한국, 인도, 아프리카 아티스트의 체류형 프로그램을 실행할 것이란다.

우리나라도 협업은 대세라고 한다. 하지만 쉽지않다. 성공협업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협업 대상 간의 상호 존중이다. 어느 한쪽의 명성에 기대거나 의존해서는 안된다. 둘째, 서로의 예술적 성취의 지향과 목표가 같을 수는 없어도 비슷해야 한다. 셋째, 단발성이 아니라 작업과 공연이 지속적인 결과물이어야 한다. 넷째, 만족할수 있는 협업을 위하여 최소한의 기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축구대표팀의 소집 기간과 비슷한 이치다. 다섯째, 결과물인 작품이 많은 관객과 다른 예술가들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도록 배급과 마케팅에 철저해야 한다. 끝으로 협업의 성공 여부는 수용자인 관객의 반응과 평가가 최종심급이기 때문에 반드시 관객과의 대화, SNS를 통한 피드백 수집 등을 거쳐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

3번째 페스티벌로 이동하는 버스 속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의 머리속은 이미 온갖 아이디어로 들끓고 있다. 내 속의 열정이 이렇게 뜨거운 이유는 예상외로 퀘벡의 8월이 너무 춥기 때문이다.

이정헌 서울뮤직위크 감독 영남대(예술행정학) 강사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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