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봄

 출간 40년을 맞은 지금에도 인간의 안일한 자연 의식에 다시금 경종을 울리는 대작으로 인류의 환경 역사를 바꾼 책.

 시사지 〈타임〉이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대 인물" 가운데 한 명인저자 레이첼 카슨은 1962년 〈뉴요커〉지에 연재했던 내용을 묶어 이 책을 펴냈을 때 온갖 비난에 직면했다. 그러나 그는 "미생물이든 인간이든 모든 생명체는 지구에서 생존할 가치와 권리가 있으며 누구라도 힘으로 이를 밀어내면 안됩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입니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전쟁은 자연으로 하여금 인간에 대한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만듭니다"라고 나직한 목소리로 응수했다.

 그의 목소리는 울림이 컸다.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이끌어내며 정부의 정책 변화와 현대적인 환경운동을 가속했다. 김은령 옮김. 384쪽. 1만5천원. 에코리브르.

▶채플린

 

찰스 채플린의 평전. 〈위대한 독재자〉 뿐만 아니라 〈시티 라이트〉 〈모던 타임스〉 〈살인광 시대〉 〈뉴욕의 왕〉 등 찰스 채플린의 유작들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영화 팬들과 만나고 있다. 이처럼 그의 영화들이 반세기 넘도록 사랑을 받는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거장의 생애와 예술"이란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채플린의 다재다능한 활약상과 복잡다단한 인간적 면모, 그리고 주요 작품에 대한 해설을 꼼꼼하게 실었다.

 채플린은 단순한 희극배우가 아니라 예술과 산업으로서의 영화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선구자였으며 자본주의와 전체주의의 맹점에 메스를 들이댄 문명비평가였다.

 영화평론가이자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로빈슨은 당시 사료를 뒤지고 증인을 찾아 그의 생애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데이비드 로빈슨 지음, 한기찬 옮김. 1천30쪽. 한길아트.

▶문명의 루트 실크로드

 

남파간첩 "무하마드 깐수"라는 그림자가 남아 있으나 출감 이후 왕성한 집필활동으로 학문적 성과를 일구고 있는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가 실질적이면서도 가상적인 실크로드라는 개념을 고리로 인류문명을 고찰한 단행본.

 서문에서 저자 스스로 말하고 있듯이 "한 권으로 보는 실크로드"를 지향, 부록까지 다 합쳐 206쪽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절반 이상이 올컬러인 유물과 유적, 그림과 지도가 채우고 있다.

 하지만 출옥 이전에 낸 방대한 연구서 〈신라·서역교류사〉를 필두로 출옥 이후 숨가쁘게 쏟아낸 〈세계 속의 동과 서〉 〈씰크로드학〉 〈고대문명 교류사〉와 같은 순수학술저작과 수감생활 5년을 쏟아부어 완역했다는 〈이븐바투타 여행기〉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실크로드를 상징적인 문명교류 통로라는 추상적, 상징적 개념으로 승격시켜 유럽과 아시아, 이슬람과 중국을 뛰어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전지구적인 문명을 포섭한다. 효형출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