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불안장애부터 치매까지 다양
노인정신질환 정확히 진단하려면
면담과 정신상태·신경인지검사등
포괄적인 과정 거친 뒤 판단해야
뇌 영상촬영도 감별진단에 도움

의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의 평균수명은 놀랄 만큼 길어졌고, 그 결과 노인인구도 점차 많아졌다. 따라서 노인들의 건강문제를 다루는 노년의학이 현대의학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노인들의 정신장애를 치료하고 예방하며 정신건강에 관한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노인정신의학이라고 한다. 김창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노인정신의학에 대해 알아보았다.

­노인정신의학의 대상은 누구인가?

“연령이 많아짐에 따라서 생리적 기능이 변화하는 현상을 노화라 하며, 노인이란 노화과정이 상당히 진행된 사람이다. 노화의 진행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 노인이라 할 때 인위적으로 65세 이상의 사람들을 말하며 이들이 노인정신의학의 대상이 된다.”

­노인정신의학이 왜 중요한가?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노인인구는 날로 늘어나 우리나라도 현재 노인인구가 전 국민의 7%가 넘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그 비중이 2020년에는 12.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날이 갈수록 노인문제는 그 심각성을 더하게 되는 것이다. 노인의 건강에서도 정신 질환은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노망’으로 알려져 있는 노인성 치매는 현대의학에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인정신질환의 평가 및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노인환자의 올바른 정신과적 진단 및 평가를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종교적, 환경적, 심리적, 생물학적 요인을 고려한 생물-심리-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즉 정신과적 면담을 통한 병력조사, 가족평가, 정신상태검사, 신경인지검사, 뇌 영상술 등 포괄적인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김창수 마더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병력조사

노인환자의 병력을 얻기 위해서 우선 노인환자와의 직접적인 면담이 이루어져야 하고, 인지기능의 손상이 심한 환자가 아니라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 노인환자의 경우 본인의 질병 여부를 남의 조언을 듣거나 자기 스스로 진단함으로써 많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며, 질병의 개념도 각각 다르다. 사회적 지지나 문화의 테두리 내에서 노인이 처해 있는 배경이나 가치관에 따라 질병의 성질, 원인, 회복가능성에 차이가 있으므로 치료자는 증상을 평가함에 있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환자의 과거력, 개인생활, 가족생활, 직업, 사회생활, 친구, 취미, 운동, 성생활, 질병의 가족력 등에 대해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평가

가족간 상호작용을 보이는 가족구조의 본질, 가족내의 위기 존재 유무, 노인에게 적용 가능한 도움의 형태와 크기는 가족에 대한 포괄적인 진단작업의 기본 목표가 된다. 임상적 관점에서 볼 때 가족이란 유전적으로 연관된 가족뿐만 아니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오거나 혈연간처럼 같이 사는 사람들로도 구성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노인환자를 옹호하는 입장의 치료자의 일차적인 목표는 환자에 대한 가족의 도움을 격려하는 것이다.

◇정신상태검사

노인정신과 환자에 대한 정신상태검사는 노인의 진단적 작업의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 환자가 혼자 자신의 일상생활(식사, 화장실, 목욕, 옷입기 등)을 영위할 수 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기분과 정동은 면담하는 도중에 평가가 가능하다. 우울증과 불안, 격정, 특히 자살가능성을 잘 평가해야 한다. 자살은 외로움, 우울, 무가치감, 알코올 남용, 배우자의 죽음, 신체질병, 신체통증 등과 관련돼 나타나기 쉽다. 노인의 사고내용의 장애에는 흔히 공포증, 강박증, 신체에의 집착, 자살사고, 입원에 관련된 망상, 관계망상 등이 흔히 발견된다. 청력장애가 있을 때 의심이 많아진다. 추상적 사고능력이 감퇴되면 치매의 가능성이 높다. 인지장애가 있기 쉬우므로 인지기능과 판단력에 대한 평가를 신중히 해야 한다. 이때 기억장애와 노인의 단순한 양성건망증을 감별해야 한다.

◇신경인지검사

노인의 인지기능은 흔히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사용한다. 세밀한 평가는 Wechsler 지능검사, Bender-Gestalt 검사, 그리고 여러 종합적 검사(Luria-Nebraska 신경심리검사, Halstead-Reitan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한다. 기타 뇌영상촬영(CT, MRI, SPECT 등)도 질환의 진단 및 감별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노인정신질환은 무엇인가?

“치매는 ‘정신지체가 아닌 사람에게서 의식이 청명한 상태에서 통상적인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기억을 비롯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은 수십 가지가 되며, 가장 흔한 것은 알츠하이머 병과 다발성 경색치매다. 노인에서 기억장애나 성격변화가 서서히 시작돼 종국에는 소위 ‘노망’ 상태에 이르는 경우의 대부분이 알츠하이머 병 때문이다. 우울증은 노인정신질환 중에서도 가장 흔한 질환이다. 여성에게 흔하며 신체질환이 있는 노인들은 특히 위험집단이다. 노인에게는 슬픔, 죄책감,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집착, 허무감, 무력감 등 우울에 따른 정서적 증상뿐만 아니라 식욕감퇴와 체중감소, 수면장애, 성욕감퇴 등의 신체적 증상도 흔히 동반된다. 이 외에도 섬망, 정신분열병, 조울증, 망상장애, 노인학대, 수면장애, 불안장애, 신체형장애 등도 노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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