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상의 문화적 도시재생
다양한 계층의 지역민 함께하는
복합문화예술 거점 구축이 필요

▲ 정호철 유메이커스 대표 (사)한국3D프린팅협회 울산지부장

F1963은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에 위치한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리모델링해 만든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세계 최대 특수 선재회사인 고려제강이 1963년부터 2008년까지 현수교, 자동차 타이어 등에 들어가는 와이어로프 생산공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F는 공장(Factory)의 첫글자를 딴 것이고 1963은 공장을 설립한 연도를 뜻한다.

F1963은 도심에 있는 낡은 철강공장을 전시와 공연, 교육, 상업, 휴식공간 기능이 융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였으며, 방치된 폐공장을 활용해 문화와 예술이 만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다양한 계층의 지역민들이 공유하는 열린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해외에서는 폐물류창고를 활용해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조성한 대만의 보얼예술특구, 제분공장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해 현대미술 전문 갤러리로 활용한 영국의 사례,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은 탄광이 있던 자리에 예술가 작업실과 스튜디오, 이벤트홀, 전시 및 공연시설을 배치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지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다. 도시재생 사업 추진에 앞서 해외의 성공사례를 다각도로 살펴본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고 있는 도시도 인간의 삶처럼 탄생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 자연적,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성장하고 성숙하다가 다양한 사유로 쇠퇴하면서 사라져간다. 우리는 인구 감소, 산업환경 변화,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도시재생을 통해 경제적, 사회문화적, 생태적으로 새롭게 변모시켜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 열쇠는 쇠퇴해가는 지역에 대한 명확한 판단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개선방안이 효율적으로 적용될 때 도시는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고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유입되면서 새롭게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울산지역에서도 지자체를 중심으로 구도심의 낙후된 지역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되살리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을 통해 낙후된 지역의 주거환경 개선과 도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일자리 창출, 공동체회복을 통한 인구증가와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지역실정을 고려한 산업, 문화적 특성을 갖는 복합문화거점 공간으로서 콘텐츠를 갖춘 지역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공간구축 사업을 제안해 본다.

울산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지역의 대표성을 가지는 상징적 건축물이나 조형물이 부족한 실정이므로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문화적 도시재생으로 기존 시설이나 공간을 상징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수도로서 역사성을 갖는 지역 콘텐츠 발굴 등을 통해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복합문화예술 공간 구축이라는 테마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시재생을 통해 일반적 성과와 더불어 문화도시 울산의 슬로건에 맞는 복합문화예술거점 확보라는 성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편 4차 산업혁명시대의 큰 틀 속에서 산업기술이 도시재생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산업, 문화적 공간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도시재생이 해당지역의 법률적, 제도적 규제 정비를 기반으로 도시를 재활성화 시키고 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분야를 활용하여 스마트미디어 시티 구축 및 의료생명공학, 자율주행, 3D 프린팅 등 신산업단지를 육성, 성장시켜 나간다면 이것이 도시 및 지역에서 구현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이며,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 재창조의 결과물이 될 수 있다.

도시재생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도심의 개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F1963의 사례처럼 문화적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 그 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지역민이 공유하는 문화전통을 바탕으로 유대감을 높이고 주거환경 개선, 생활공동체 활성화와 함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열린 복합문화 공간을 창출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민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미래 울산의 도시계획과 장기발전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정호철 유메이커스 대표 (사)한국3D프린팅협회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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