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안전사고 위험은 상시 존재
작은 사고발생도 적극적 보고 유도
위험분석과 예방으로 대형사고 막아

▲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8월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소득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5000원이고 상위 20%인 5분위는 913만5000원으로 소득분배지표(5분위 소득/1분위 소득)가 6.89로 나타나 2003년 이래 두 계층간의 최대 양극화를 보였다. 이 결과가 발표된 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정책 적합여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 가계와 함께 3대 경제주체의 하나인 기업도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안전경영시스템 수준, 고객만족도, 매출액영업이익률 등 KPI(핵심성과지표)를 도출해 임직원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필자는 가끔 기업에 SHE(안전보건환경) 지도를 해오면서 “우리 회사는 최근 1년 동안 아무 사고도 없었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관리자를 자주 만난다. 작업장에 유해위험요인들이 상존하는데다 신이 아닌 사람이 작업하는데도 장기간 응급처치사고나 아차사고조차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사고가 뭔지 모르거나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재해예방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알지 못하는 이런 사업장들을 볼 때마다 오래전에 겪었던 일화가 생각난다. 필자가 2008년 외국회사 근무할 때 당시 인수합병한 India의 한 사업장(직원수 460명)에 선임감사자로 SHE경영시스템 감사를 간 적이 있었다. 사업장 출입구에 부착된 안전게시판에 “우리 사업장은 최근 4년간 휴업사고, 의료처치사고 뿐만 아니라 응급처치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지역최고경영자로부터 매년 포상을 받아오고 있다”고 쓰여 있었다. 우리 감사팀은 이를 보고 이 사업장은 사고의 본질을 잘 몰라 안전활동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음을 직감하고 감사기간 5일 동안 회사매뉴얼에 따라 매서운 감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이후 그 사업장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안전우수 사업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글로벌 선진기업에서는 안전성과를 내기 위해 다음과 같이 실시한다. 첫째 상해 및 업무상질환, 누출·화재·폭발, 주요고장 등에 의한 재산손실, 외부불만의 환경오염, 물류관련 사고, 사업연속성 중단 등 모든 사고사건들을 보고하고, 특히 의료처치사고, 잠재적 심각한 사고인 경우 근본원인분석(RCA)을 실시하며 다측면의 위험성평가를 재검토한다. 둘째 현장에 존재하는 모든 실제·잠재적 부적합사항을 발굴 보고하며 근본적 시정·예방조치를 취한다. 셋째 부서장은 과거 사고교훈과 위험성평가에서 도출한 예방 및 방호대책에 대한 일반계획점검과 하우스키핑을 매월 담당구역에 시행한다. 넷째 사업부는 접수된 안전포함 고객 클레임·불만건수와 처리건수를 주기적 종합분석해 필요한 조치를 전개한다. 다섯째 경영자는 안전방침, 안전목표, 내외부 감사결과 시정·예방조치 등을 익년 초, 매월 경영검토한다. 이 검토결과에 따라 안전 KPI를 선행지표(부적합보고, 안전경영시스템, 고객불만 등)와 후행지표(휴업사고, 의료처치사고, 클레임 등)로 구분 전임직원 개인별 인센티브 항목에 반영하고, 회사·사업장·부서별 균형성과평가표(BSC)를 통해 안전경영의 유효성을 지속적 확인 관리해나가고 있다.

한국도 국민생명과 관련된 안전규제는 계속 강화돼 갈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대형사고 발생을 예고하는 응급처치사고, 아차사고 등의 발생보고를 적극 장려하고 분석해 중대재해를 예방하며, 안전 KPI의 개발과 활용을 통해 안전경영시스템, 프로그램 및 문화를 지속적 선진화해 나가야 한다.

박현철 울산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前 한국솔베이(주) 총괄부공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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