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섭 울산시의원
벌써 두달이 흘렀습니다. 쏜살같은 시간의 빠름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7월의 시작과 함께 울산시의회 의원이라는 공식 직함을 부여받고 의정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당선자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의원이 해야 할 역할과 임무, 기능을 간략하게 설명을 들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론적이고 개괄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처럼, 실질적인 의정활동은 뱃지를 단 이후 일거수일투족에 있었습니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어색했기에 의사당 건물에 들어서는 것도 쭈뼛쭈뼛거렸습니다. 민의의 전당이라고 하는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직전에도 문고리를 잡은 손은 미세하게 떨렸습니다. 가슴도 쿵쾅쿵쾅 뛰었습니다. 숨을 한번 고르고 드디어 입성한 본회의장은 의회 경력이 전무한 신출내기 시의원에게는 벅찬 감동과 함께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짓눌렸습니다.

4년이라는 한정된 시간표를 받은 만큼, 울산과 시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습니다. 새내기 의원인 필자를 포함해 22명의 의원을 바라보는 시민의 눈은 언제나 정확하고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칭찬과 격려보다는 오히려 비판과 질책의 칼날이 더 많이, 더 매섭게 날아올 것이라는 것을 그동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목도했기 때문입니다.

부푼 꿈과 기대를 안고 출발한 의정활동이었지만, 바깥에서 본 것과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의 온도차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의회는 개원과 동시에 원구성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물론 이전 의회에서도 원구성을 놓고 잡음이 무성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시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되었습니다. 잘잘못은 있겠지만, 그것을 두고 시시비비를 따질 만큼 울산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이 결코 한가롭지 않습니다.

경기침체는 지속되고, 기업의 도산과 폐업, 구조조정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 일자리가 없어 울산을 떠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의 덫은 새삼 두말할 필요도 없는 무거운 숙제입니다. 이중삼중이 아니라 곳곳이 지뢰밭 같은 형국입니다.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정쟁으로 귀한 시간을 허비할 틈도 여유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필자부터라도 본연의 의정활동에 매진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나름 공부하고 연구한다고 했는데도 첫 번째 열린 임시회에서 만족할만한 의정활동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시민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입니다.

처음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리라 자위하면서도, 한편으로 우리는 초선과 재선이라는 구분을 떠나 모두가 울산과 시민을 위한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례대표의 특성상 지역구는 없지만 의정활동이 필요한 현장은 언제 어디서든 발로 뛰자는 마음으로 다녔습니다. 동천을 비롯해 중구지역 야외물놀이장을 찾아 시설물 설치의 적정성 여부는 물론 안전관리자들이 규정된 수칙에 따라 근무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수정과 보완을 요구하였으며, 관계 기관에서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또한 비회기 기간 일일근무는 사립유치원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나 고충과 애로사항을 청취하였습니다. 동료의원들과 함께 청와대와 국회를 방문하여 절박한 위기에 처한 울산과 시민들의 간절한 호소도 전달하였습니다. 서울에서 돌아온 뒤에는 곧바로 현대중공업 사내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방문하여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았습니다.

짧디짧은 두달간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반성과 성찰을 통해 9월 정례회를 시작으로 후반기 의정활동에 더욱 전심전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시민 여러분들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주저없이 달려가서 해결책을 내놓는 새내기 시의원이 되겠습니다.

김종섭 울산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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