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 2018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 배창호 세계산악영화제집행위원장은 “산악영화제는 화려하기만 한 요즘 영화계에 메시지나 의미로써 큰 울림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법인으로 새출발
더 높은 봉우리로 도약 단계
대중성 있는 영화 대거상영
울주인한마당등 즐길거리도
올부터 국제기구 연대 주력
우리 스텝 해외진출도 지원
정복 아닌 생활의 대상으로
우리만의 산-영화 접목 시도

2018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흑수선’의 배창호 감독은 지난 4월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집행위원장 취임이후 바쁘게 달려왔다. 그는 “울주산악영화제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면서 “울산과 울주에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경상일보는 지난 3일 배창호 위원장을 경상일보TV 스튜디오에 초대해 2018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감독으로서 첫 외도를 한 것 같다

“다른 영화제에서 비슷한 제의를 받은 적 있다. 계속 사양해 왔는데, 울주와는 인연이 있는 것 같다. 마침 작품활동을 쉬고 있어 여유가 있었다. 산악영화제는 화려하기만 한 요즘 영화계에 메시지나 의미로써 큰 울림을 줄 것 같았다.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용기를 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영화제든 영화연출이든 일선 스텝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소통하고 협력하는 역할은 똑같다.”

-기대가 크다. 올해 영화제의 특징을 소개하면

“올해 영화제는 3회째지만 ‘새로운 도전’을 슬로건으로 한다. 영화제 운영체계가 법인으로 출발하는 첫 해라는데 의미가 크다. 기존 행사와 달리 행사장 환경도 정비되고 있다. 더 높은 봉우리로 등반하자는, 일종의 도약단계라고 보면 된다.”

-그런만큼 새로운 프로그램이 많을 것 같다

“알파니즘, 클라이밍 등 산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살리는 분야는 더욱 강화됐다. 하지만 그런 영화나 다큐를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다. 올해는 산과 산악문화와 관련이 있되 대중성이 있는 영화를 대거 상영하고 즐길거리도 늘렸다. ‘사운드 오브 뮤직’ ‘하이디’ 등 명작들을 대형스크린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김훈, 정호승 같은 문인과 함께하는 ‘자연에서 이야기하다’,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즐기는 김창완밴드와 여행스케치 공연, 주민들이 참여하는 울주인한마당도 같은 맥락이다.”

▲ 배창호 세계산악영화제집행위원장이 경상일보 홍영진 문화부장의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영화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지

“가장 오래된 산악영화제인 이탈리아 트렌토영화제는 66회나 됐고 캐나다 밴프산악영화제도 43회를 넘겼다. 울주는 이제 3회째다. 세계유수의 영화제처럼 되려면 두 가지 측면이 보강돼야 한다. 그동안은 울주와 영남알프스를 알리는데 더 큰목적을 뒀던 것 같다. 산악문화, 산악영화를 알리는데는 부족함이 있었다. 국제산악영화제협회와 아시아영화진흥기구 등 국제연대활동에 주력할 것이고, 우리 스텝들의 해외진출도 적극 뒷받침할 예정이다.”

-영화제의 기틀이 된 우리의 산악문화, 어떻게 바라보는지

“유럽의 알프스, 북미의 록키산맥 등 산악영화제가 열렸던 곳은 대부분 정복의 대상으로 산을 바라봤다. 하지만 우리의 산은 생활의 대상이다. 그 속에서 휴식하고 힐링한다. 우리 영화제가 지속가능한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산과 영화를 접목시켜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산악영화가 있는가

“어린시절 보았던 ‘산’이라는 영화가 있다. 험준한 겨울 알프스에 비행기 한대가 추락해 승객 대부분이 사망한다. 주인공은 명배우인 스펜서 트레이시였는데, 등반안내인이었던 그에겐 탐욕스러운 동생이 있었다. 동생이 승객들의 귀중품을 갖기 위해 길을 떠나자 주인공이 어쩔수없이 따라나서며 등반과정이 그려진다. 인간의 무지와 탐욕이 대자연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반성하게 되는지 보여주는 영화였다. 이번 영화제에도 소개된다.”

-개막행사인 그린카펫 참가자들에게 관심이 높다

“축제라는 것이 시작될 즈음에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함께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들과 배우들을 초청했고 흔쾌히 수락해 초대했다. 많은 셀럽들이 올테지만, 예상만큼 성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관심을 가져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유명인사에 의존한 영화제가 되면 안된다. 영화제와 언제나 관객의 것이다.”

-영화제 성공을 위해 시민들에게 당부할 말은

“영화인과 산악인은 산악영화제의 특성상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하지만 지역민의 참여와 관심이 있어야 영화제도 산다.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면 좋겠다.”

글=홍영진기자·사진=김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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