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매주 토요일이면 외고산 옹기마을에서는 옹기도붓장수와 함께 하는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붓장수와 함께 전통게임도 즐기고, 장작체험으로 소원도 빌 수 있다.

물물교환을 통해 교환경제를 매개했던 과거의 인물을 끌어들여 옹기와의 만남을 친숙하게 만든 프로그램이다.

도붓장수는 상인이 물건을 가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파는 것을 일컫는 ‘도부’라는 단어에 상인을 뜻하는 ‘장수’를 더한 말이다.

옹기는 특성상 깨질 위험이 다분했기 때문에 먼 거리가 아니면 지게에 지고 다녔다. 말이나 소의 힘을 빌려 수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과거에는 도로망이 확충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게를 기초적인 운송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했다.

한국과 같이 산이 많은 지형에서는 지게가 그야말로 제격이었다. 지게에는 보통 열댓 개 이상의 옹기를 포개고 쌓아 올리고 지게꼬리로 단단히 맨다음 장터나 골목길을 누비고 다녔다.

보기에도 의아해 보이는 무게를 도붓장수가 거뜬하게 지고 다닐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지게에 그 원리가 있었다. A자 형태를 취한 안정적인 구조의 지게는 짐을 등에 짊어졌을 때 무게의 힘을 받더라도 등뼈에 고루 전달되어 무리를 주지 않았다.

▲ 옹기도붓장수.

옹기와 같이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건은 허리에 무게중심이 놓이도록 다리가 올라간 지게를 사용하여 무게부담을 더 최소화했다. 지게작대기도 다른 작대기와는 달리 끝에다 뾰족한 쇠붙이를 붙여 미끄럼을 방지한 것이 특징이다. 지게의 과학적 원리를 활용하여 무게의 부담을 줄이고, 각 처로 안전하게 옹기를 유통했던 것이다.

옹기를 팔러 다니며 물물경제를 활발하게 했던 도붓장수는 이제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과거 모습으로 재현되어 만나볼 수 있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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