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의 악취공해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공단 조성과 함께 시작, 수십년동안 끝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어떤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난공불락의 환경민원으로 지금껏 남아 있다. 울산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과 기술력을 비웃듯 온갖 악취로 시민들의 일상을 괴롭히고 있다. 걸레썩는 냄새에서부터 곰팡이 쉰내, 시큼한 냄새 등 종류도 다양하다. 기온이 올라가는 시기면 더 심해지는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양상을 달리 하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사시사철 만성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악취와의 전쟁을 선언한 울산시가 공단지역 악취공해 관리를 위해 종합상황실을 운영, 무인포집기 등을 활용해 추적조사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도 적지 않게 접했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과 출처는 오리무중이다. ‘안 밝히는 것인지, 못 밝히는 것인지…. 울산시의 환경행정능력까지 의심받고 있다.

그렇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참다 못한 시민들의 민원이 폭주, 울산시와 구·군이 전방위적으로 대처하는 시기에는 악취공해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울산 전역에 퍼지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울산시가 악취배출사업장 합동단속을 실시했다. 폭염이 맹렬했던 8월 중순부터 동·북구지역을 중심으로 악취민원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7월 58건이었던 악취민원이 8월에만 204건으로 4배 가까이 는 것이다. 합동단속 결과라고야 위반사업장 8곳을 적발해 개선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처분한 것이 고작이지만 시와 구·군이 단속반을 편성, 현장확인에 나서는 동안만이라도 악취공해의 횟수와 강도가 약해졌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할 바엔 악취배출사업장 합동단속을 상시화 하는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시는 이번 단속에서 사업장 22곳을 점검, 악취시료 31건을 포집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 의뢰해 위반사업장 8곳을 적발됐다. 구·군별로는 남구 4곳, 동구 1곳, 울주군 3곳이었는데 올 여름 악취민원이 급증한 이유로 배출사업장의 관리부족도 있지만 기상적인 측면도 꽤 영향을 줬던 것으로 분석했다. 8월에는 습도와 온도가 높았던 데다 바람의 영향으로 동·북구지역 주민들이 악취를 맡을 조건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주요 위반사항은 악취 배출허용기준 초과 5곳, 부식·마모로 인해 대기오염물질이 새나가는 배출시설·방지시설 방치 3곳이다. 의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료를 채취해 울산본견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해봐도 소용이 없다며 합동단속의 의미에 별 무게를 두지 않던 것 치고는 괜찮은 성적표이다. 울산지역 악취 발생사업장은 총 43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합동단속 상시화와 정밀감시 체계가 어우러진다면 울산의 악취공해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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