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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생각과 다른 물가상승률개별소비자 입장 따라 체감물가 달라
경기 하락기 지수물가와의 괴리 더 커
집세동향도 물가체감의 큰 요인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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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3  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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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울산 물가가 서울보다 비싼 편이니 참고해라.” 8월부터 울산본부에서 근무하게 된 필자에게 직장동료들이 해준 말이다. 울산에서 첫 장을 보러 갔다. 수박 가격은 서울과 같았다. 하지만 세탁수선비는 서울보다 높았고 미용서비스 가격은 서울이 더 높았다. 울산의 물가가 서울보다 높은지 낮은지 판단이 안되었다. 그럼 물가상승률은 어떤가? 솔직히 물가상승률은 지난주 서울과 이번주 울산을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세탁물을 맡긴 것, 미용실에 간 것, 수박을 구매한 것이 시간 간격도 다르고 반복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4일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1.3% 올랐다. 이는 전국 물가 1.4% 상승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4년만의 기록적인 폭염과 최근 높아진 국제유가가 농축수산물 및 공업제품 가격의 큰 폭 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보다 크게 낮은 수치일 수 있다. 쌀, 시금치, 참외가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40.8%, 35.2, 35.0% 올랐으며 경유, LPG 등 석유류도 13.0% 상승하였다. 특히 전월대비 시금치 가격은 154.8%나 상승하였다. 그럼에도 독자들은 1.3%라는 낮은 물가상승률 수치에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린 품목을 한번 살펴보자. 정부의 인하 정책에 힘입어 전기료가 16.8%, 도시가스가 5.4% 하락하였으며 입원진료비 및 휴대 전화료가 각각 3.2%, 1.9% 하락하였다. 여기에 전세 및 월세도 각각 0.9%, 1.5% 하락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 전체 상승률은 최종적으로 1.3%로 발표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느끼는 물가상승률(소비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높다)과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물가상승률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여러 이유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선 각 개인은 개별적으로 관련성이 높거나 자주 구입하는 품목들의 가격 변동에 민감한 경향이 있다. 실제 발표되는 물가상승률이 낮을 때 오른 품목들을 많이 소비하는 소비자의 경우 체감물가상승률이 훨씬 클 것이다. 발표 물가지수는 개별 품목들의 가격 및 서비스 요금을 가중치를 이용해서 평균한 종합가격수준을 의미한다. 여기서 개인별로 느끼는 가중치는 다르지만 물가 지수 편제를 위해서는 전체 소비자의 입장에서 평균한 값을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취향이 다른 개별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중치는 다를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소비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이나 높은 서비스를 찾게 되는데 이럴 경우 지출액은 당연히 높아지게 된다. 문제는 이를 물가 상승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사실 물가 지수에서는 신·구 상품간에 품질차이가 있거나 생산비가 늘어날 경우 품질 향상분을 제외한 순수한 가격 인상분만 반영하다보니 우리가 느끼는 물가 상승률과는 괴리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 증가에 따른 소비 지출액 증가를 물가 상승으로 간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는 시점과 지표 물가의 비교 시점이 다른 것도 한 요인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물가 변동률 편제시 전년 동월비 또는 전년 동기비가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개인들의 경우 과거 가격이 상당히 낮았던 시기 또는 지난번 구매하거나 이용한 시점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가구, 자동차 등과 같이 구입 주기가 긴 내구재의 경우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상승률이 매우 높지만 전년 동월비로 바꾸어 보면 이보다는 낮게 나타난다. 실제 8월 울산의 내구재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6% 하락하였다.

끝으로 전국적으로 0.5% 상승하였으나 1.3% 하락한 울산의 집세도 지수 물가와 체감물가간 차이를 보이게 하는 요인일 것이다. 소비자들은 집세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물가가 훨씬 크게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하락기에는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결과적으로 이런 하락기에는 발표 물가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의 괴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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