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울주군 삼남면에 조성중인 울주종합체육공원이 실내체육공원으로 설계 변경이 검토되고 있다. 김동수기자

‘축구장 중심’ 체육공원 재검토
이미 조성된 축구장 많아 중복투자
매년 수억대의 유지·보수비도 지적
실내체육공원 조성으로 대체 유력

사업변경 후폭풍 우려 목소리
행정절차 완료에 20개월 이상 소요
사업 진행중인 시공사와 마찰 우려
잇단 설계변경 교부세 감액 불보듯

추가예산, 배보다 배꼽 커질수도
수영장등 지을땐 수십~수백억 소요
경기침체속 지자체간 위화감문제도
정우식 군의원 “주민의견 수렴할것”

울주군이 지난 1월 신장열 군수시절 착공한 총사업비 492억원 규모의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설계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울주군 관내 대부분의 읍·면에 축구장 형태의 운동장이 조성돼 있는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인데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현재 울주군은 이선호 군수의 지시에 따라 종합경기장 형태의 울주종합체육공원 대신 활용도가 높은 실내체육센터를 짓는 쪽으로 재검토중인데, 설계변경 과정에서 공기 지연과 대규모 예산손실, 추가예산 투입 등의 후폭풍이 예상돼 철저하고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일각에서는 울산경제가 어느때 보다 어려운 시기에 전임군수 시절 착공된 500억원에 가까운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이 사업을 강행해야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선호 군수, 설계변경 검토 지시

17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삼남면 교동리 일원에 진행 중인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설계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서울주 주민들의 숙원인 울주 종합체육공원은 지난 2002년 조성계획 수립 이후 15년을 끌어오다 올해 1월 착공했다. 관중석이 포함된 주경기장 1면과 게이트볼장·족구장·테니스장 각각 4면, 풋살장 1면 등 4종의 생활체육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총 면적 105만여㎡ 부지에 시설면적 17만4253㎡ 규모로 사업비 492억원은 전액 군비로 투입된다.

이선호 군수는 그동안 축구장 중심의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간절곶스포츠파크와 화랑체육공원, 온양운동장 등 각 읍면별로 축구장이 포함된 공설운동장이 들어선 만큼 500억 가까운 군비가 투입되는 축구장 중심 종합체육공원은 예산낭비성 중복투자라는 것이다.

특히 축구장 인조잔디 교체 등 종합운동장의 유지·보수에만 매년 수억대의 운영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점도 사업변경을 추진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 군수는 일선 부서에 주경기장 활용과 관련해 설계 변경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고, △종합운동장 준공 후 실내체육센터 조성 △축구장-야구장 겸용 종합운동장 조성 △실내체육센터 대체 등의 방안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실내체육센터 대체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변경시 공기지연 등 후폭풍

그러나 사업변경의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수반되는 문제점이 한둘이 아닌 만큼 변경전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주경기장을 실내체육공원으로 설계 변경할 경우 후속행정절차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먼저 공원관리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군이 아닌 시 소관 업무여서 사업추진에 큰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다.

이와 동시에 환경영향평가 및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며 이후 실시설계용역과 건축물 설계공모도 진행해야 한다. 사실상 지금까지 밟아온 행정절차를 반복하는 것으로 적어도 행정절차 완료에만 20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된다.

실내체육공원 조성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사업을 진행 중인 시공사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아직까지 진행 중인 토목공사를 마무리 짓고 실내체육관을 조성할지, 토목공사를 중단하고 행정절차 완료를 기다릴지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공기 지연에 따른 업체와의 분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경우 계약 파기에 따른 거액의 배상금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아직 업체와의 조율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240억원대에 달하는 공사비 규모를 감안하면 손해 금액은 상당액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잇단 설계 변경에 따른 교부세 감액도 군이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군은 사업대상지 확정후 두 차례 설계를 변경했다가 지난 2016년 정부 감사에 적발돼 4억4700만원의 지방교부세를 감액당했다. 최초 감액분은 212억원에 달했지만 군의 적극 대처로 감액 규모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다시 설계를 변경할 경우 감액 규모는 예측이 어렵다. 기관 경고는 물론 일선 직원에 대한 징계도 예상된다.

◇설계변경시 추가 투입예산도 막대

토목공사 위주인 주경기장에 비해 대규모 건축이 필수인 실내체육센터 조성에 따른 추가 예산편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주경기장 부지 규모를 감안한다면 실내체육센터에는 사업비가 많이 드는 수영장 등을 새로 지어야 하기 때문에 당초예산 492억원에서 최소한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대의 예산이 더 투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필요 시설을 위해 용도를 변경한다는 의도에도 불구하고 추가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다면 배보다 배꼽이 큰 새로운 폐해가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울산의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라 대규모 시설투자 등을 자중하고 일자리 예산확충을 위해 총력을 쏟는 울산시 등 타 지자체와의 위화감 문제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서울주가 지역구인 정우식 울주군의원은 “최근 군수로부터 설계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군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주종합체육공원 하단부 생활체육시설의 토목공사는 80%, 상단부 주경기장의 토목공사는 17%가량 진행됐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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