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청이 원도심인 성남동에 자리한 옛 중부소방서 부지에 울산청년일자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한다. 이는 박태완 중구청장의 공약과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약 실천은 물론이고 장기간 방치해온 부지 활용 등 1석3조의 효과를 노린 전략적 접근이다. 하지만 비좁은 도심에 드물게 발생한 공공부지의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6년여동안 고심해온 결과로서 최적의 선택인지는 더 깊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상가가 밀집한 원도심 한가운데 3200㎡에 이르는 부지를 차지하고 있던 중부소방서는 4년여 전인 2014년 7월 혁신도시로 옮겨갔다. 지금은 660㎡만 성남119안전센터가 사용하고 나머지는 울산발전연구원이 유물보관 장소로 임시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이 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는 중부소방서 이전이 결정된 2012년부터 시작됐다. 6년여전부터 울산시, 중구청, 시·구의원 등이 원도심의 주차난 해소, 건축물의 재활용, 공공성 확보, 복합문화공간 건립 등 매우 다양한 의견들을 개진해왔다. 어쨌든 긴 세월동안 방치되고 있으므로 울산시의 적극성과 추진력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만큼 적절한 활용방안을 찾기 위해 깊은 고심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그동안의 논의와는 달리 갑작스럽게 청년일자리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모든 계층에게 유용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하는 도심 한가운데 유휴부지를 특정계층의 특수목적을 위한 시설로 활용하려면 먼저 시민적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원도심의 특성과 청소년들이 많이 몰리는 상업공간의 특성에 부합할 뿐 아니라 도시재생의 효과와 도심속 허파의 기능까지 수렴하는 등 공간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여론이다. 오랜기간 섣불리 부지활용방안을 결정하지 않고 두고보았던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박 중구청장은 그의 공약인 ‘청년센터 A플러스 설립’에 옛 중부소방서 부지를 적당한 부지로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예산확보와 울산시의 부지 사용허가 등의 어려움이다. 이에 송 시장의 공약인 청년일자리센터 건립 공약과 연계해서 이 부지에 청년일자리센터를 유치하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게다가 취업상담과 청년주택·금융상담은 물론이고 스터디룸 대여와 모의면접 방법 강의, 이력서·자소서 클리닉 등 취업에 관련된 것을 도와주는 청년일자리센터가 절실한 시점이다. 서울에는 이미 40여곳이나 되는 시설이 울산에는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사실상 청년일자리센터는 한시가 급하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이 부지에 새건물을 지을 때까지 기다릴 만큼의 여유가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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