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너는 여기에…’ 10월4일 개봉

▲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거머쥔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You Were Never Really Here)’ 스틸컷.

매년 두 차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패션쇼’는 그해 세계 패션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자리다. 당대 최고의 디자이너가 자존심을 걸고 만들어낸 출품작은 옷이라기보다 예술 작품에 가깝다.

지난해 제70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거머쥔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You Were Never Really Here)’는 예술품에 가까운 패션쇼 의류를 연상케 한다.

신선하며 몽환적이지만 할리우드가 대표하는 기존 영화 문법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어렵고 불편하게 느껴질 듯도 하다.

낯선 카메라 구도와 장면 전환, 절제된 대사와 등장인물 심리를 파고드는 절묘한 연출은 분명 신선함을 선사하지만, 결코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경험과 참전 트라우마로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조’(호아킨 피닉스 분)는 상원의원 ‘보토’의 딸 ‘니나’(예카테리나 삼소노프 분)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아동 성매매현장에서 니나를 찾아낸 조는 망치 하나로 성매매조직 일당을 때려눕히고 니나를 구해내지만, TV에서 의뢰인인 보토가 투신자살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일이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어찌 보면 흔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 스토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영국 영화의 미래’라던가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 램지 감독은 단순한 스토리에 영상미와 철학적 사유를 접목해 깊이를 더하고 여운을 끌어낸다.

조가 망치 하나만 들고 성매매 업소를 습격해 니나를 구해내는 시퀀스는 예술적이다. 할리우드라면 틀림없이 조의 활극으로 묘사했을 장면을 흑백의 CCTV 화면을 적절히 활용해 절제미가 돋보이는 영상으로 빚어냈다. 10월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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