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읽은 책, 시대와 베스트셀러’‘대한민국 독서사’
시대사와 연계한 우리나라 ‘독서문화 분석서’ 잇따라 발간

독서의 계절을 맞아 책을 읽고 새책을 나눠주는 북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출판업계에서는 지난 수십년 간 우리나라 독서문화를 되짚어보는 신간을 내놓았다. 격변의 시대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거나 차분하게 가라앉힌, 지난 세월 우리를 울고 웃게 한 독서문화를 시대사와 연결해 분석한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대한민국이 읽은 책, 시대와 베스트셀러>(대한민국역사박물관)를 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찾아 읽는 책 속에는 인간의 욕망이 숨어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부수 10만 부를 기준으로 했을 때 최초의 베스트셀러는 정비석이 쓴 소설 <자유부인>이었다. 1954년 일간지에 연재된 이 소설은 한국전쟁 직후 일어난 퇴폐 풍조와 맞물려 화제가 됐다.

1970년대에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쓴 에세이 <영원과 사랑의 대화>가 많이 팔렸다. 1980년대 <인간시장>은 우리나라 출판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였다. 이후에는 다양한 사회과학 서적 출간이 봇물을 이뤘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조건으로 제목(Title), 출간 시기(Timing), 목표 독자층(Target)이라는 3T를 꼽는다. 이러한 조건에 부합한 예가 400만 부가 판매된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이다.

또다른 책 <대한민국 독서사>는 한국 현대 문학사를 연구해 온 천정환 성균과대 교수와 문화사적 관점에서 20세기 한국(문)학을 연구하는 정종현 인하대 교수가 함께 저술했다.

이들은 해방 이후 지난 70년간의 ‘한국 현대 독서문화사’를 분석한다. 책 읽기 문화를 통해 돌아본 우리의 ‘知의 현대사’이자 상식과 교양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청춘극장>(김내성, 1954)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1978)을 거쳐 <칼의 노래>(김훈, 2001)에 이르는 한국문학, <조선역사>(김성칠, 1946)에서 출발해 함석헌, 리영희, 강만길, 김현, 김윤식, 백낙청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른 인문사회과학 서적들, 그리고 <자본론> <코스모스> <데미안> <어린 왕자>처럼 외국에서 들어 온 아름다운 책들과 그 수용의 역사까지 살펴본다.

2000년대 이래 역동적으로 발전해 온 문학 및 문화 연구의 흐름 끝에 독서사, 지성사, 대중문화사, 냉전문화, 젠더사, 문화제도사를 아우르는 최초의 인문교양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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