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오늘 개막
경극 아름다움 담은‘패왕별희’한국영화 거장 이장호 특별전등

▲ 첸가이거 감독의 ‘패왕별희’.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부터 시작된다. 올해 영화제는 오는 13일까지 부산영화의전당, 롯데시네마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 등 부산곳곳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세계79개국 323편의 초청영화를 상영한다. 올해 영화제는 유난히 올드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 눈에 띈다. 최신작품이긴 하지만 예전의 영화를 모티브로 새로 만든 작품도 있고, 아예 처음부터 예전의 영화를 다시보기 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세대를 너머 여전히 사랑받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잊지못할 ‘패왕별희’

올해 신설된 영화제 속 세부행사 ‘부산 클래식’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거장의 보석 같은 작품과 영화사적으로 재조명이 필요한 영화, 최근 활발히 진행되는 복원작 등을 소개한다. 그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영화는 첸가이거 감독의 ‘패왕별희’(1992)이다. 패왕별희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지 어언 25년이 흘렀다. 이번 행사는 추억 속 영화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격동의 시대, 중국의 역사처럼 파란만장한 이야기와 경극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부산 클래식에서는 이밖에 블랙피터, 영춘각의 풍파, 바람의 저편, 피드레 파드로네, 레카바, 상처, 제7의 봉인 등의 영화도 보여준다.
 

▲ 이장호 감독의‘별들의 고향’.

◇한국영화회고전 ‘이장호 특별전’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이장호(73) 감독이다. 이 감독은 1970·198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이 감독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

그는 데뷔작 ‘별들의 고향’(1974)은 당시로는 획기적인 46만 관객을 동원했다. ‘바람불어 좋은날’(1980)은 이 감독을 리얼리즘작가라는 인식을 심어준 결정적 영화였다.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춤’(1983)은 윤락녀의 삶과 과부 3인을 통한 일련의 스토리 속에 사회비판의식을 보여준다. 전통리얼리즘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이 감독은 ‘바보선언’(1981)에서 혁신적 영화기법을 동원해 충무로에 큰 반향을 일으켯다. 이후 만든 ‘어우동’(1985)은 또다른 영화 ‘무릎과 무릎사이’와 함께 이 감독이 만든 에로티시즘 영화를 대표한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1987)는 이 감독의 후기 걸작으로 손꼽히며, 가장 최근 작품인 ‘시선’(2013)도 상영된다.
 

▲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

◇폐막작 ‘엽문 외전’

한동안 침체됐던 홍콩 액션영화가 부활할 수 있을까. 원화평 감독의 ‘엽문외전’은 올해 영화제를 마무리를 담당하는 폐막작이다. 감독에서 무술감독, 프로듀서까지 폭넓은 활동을 보여준 원화평 감독은 1978년 장편 데뷔작 ‘사형도수’와 ‘취권’으로 홍콩무술영화를 세계에 알렸다. 1990년대 말에는 할리우드로 진출 해 ‘매트릭스’ ‘킬 빌’ 시리즈의 무술감독을 맡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원화평 감독 스타일의 현란한 영춘권 활극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견자단이 주연을 맡았던 무술영화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기존 영화에서 등장인물이나 설정을 가져와 새 이야기를 만드는 것) 성격으로 제작됐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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