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증가로 인해 도로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울산지역에서도 스카이워크에 대한 요구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지난 서동욱 남구청장은 삼산동 디자인 거리에 스카이워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으나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해 실현하지 못했다. 신임 김진규 남구청장은 공업탑로터리 스카이워크를 공약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2023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업탑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 확보와 함께 상권 활성화, 문화·휴식공간 제공, 보행환경 개선을 취지로 꼽는다.

울산은 보행환경이 매우 취약하다. 급성장하면서 대부분 도로가 차량 중심으로 조성돼 있는데다 많은 로터리가 원인으로 꼽힌다. 남구에만 공업탑·신복·태화 등 3개의 로터리가 있다. 이들 로터리를 걸어서 한바퀴 돌려면 20~30분은 족히 걸린다. 횡단보도가 멀찍이 떨어져 있는데다 신호체계가 차량 중심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차량들의 혼잡으로 인해 교통사고 우려도 커서 100~200m에 불과한 거리이지만 걸어갈 엄두를 내기가 어렵다. 울산대학교 건축학과 한삼건 교수는 수년 전부터 “보행중심의 도심디자인을 위해 스카이 워크를 활용해야 한다”면서 “차량 밀집지역인 공업탑로터리에 원형 보행테크를 설치하면 좋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중국 상해 동방명주에 올라본 울산사람이라면 공업탑로터리를 떠올리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다. 동방명주에서 내려다보이는, 공업탑로터리와 흡사한 로터리에 조성돼 있는 회전원형 공중보행로는 그대로 울산으로 옮겨 오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회전원형 공중보행로 설치로 골목상권, 백화점, 대형마트를 통합적으로 연결하여 상가활성화는 물론 보행 환경과 교통체계 편리성이 높아졌고 관광형 랜드마크로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상권 활성화 뿐아니라 이동인구나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스카이워크는 한번 설치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거대한 인공구조물이기 때문이다. 공업탑로터리에 한정할 일도 아니다. 지역내 로터리 전체를 대상으로 어느 로터리가 가장 수요가 높은지 점검해 우선순위를 매겨볼 필요도 있다. 공업탑로터리는 한 때 울산에서 가장 큰 상권이었으나 최근들어 많이 위축됐다. 규모도 너무 방대한데다 로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들이 스카이워크를 필요로 하는지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고가도로로 인해 구조적으로 설치가 가능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겠으나 수요측면에서만 보면 고속도로 진입로인 신복로터리가 훨씬 더 절실하기도 하다. 태화강 접근성이나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태화교 남쪽(태화로터리)과 북쪽(우정도) 연결지점도 검토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활발하고도 다양한 의견수렴이 선행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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