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의 교섭해태·휴업신청 반발 부분파업 돌입

7월 교섭위원간 다툼이후 교섭도 중단 갈등 증폭 양상

현대중공업의 고용·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의회가 출범했으나 노사관계는 오히려 악화일로다. 두 달 넘게 중단돼 있는 임단협 협상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는 사측의 교섭해태와 기준미달 휴업 신청을 이유로 또 다시 파업에 돌입하며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1일 오후 중공업 3·5지단(공정별 조직)과 현대일렉트릭의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올 들어 벌써 5번째 파업이다. 노조는 또 이날 울산지방노동위원회 청사 앞에서 사측의 기준미달 휴업 신청에 대한 지노위의 불승인을 촉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날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사업부별 파업을 진행한 뒤 17~18일 이틀간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인력 감축 이슈를 두고 맞서고 있다. 최근 일감 고갈로 가동중단 상태에 빠진 해양공장의 유휴인력 처리 문제와 관련해 사측이 희망퇴직과 휴직수당 허가를 울산지노위에 신청한 것에 반발해, 노조 측은 유휴인력의 사업부 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벌써 두 달 이상 파행이 고착화되고 있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도 문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말 양측 교섭위원간 다툼이 벌어진 후부터 교섭 자체가 열리지 않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사와 울산시가 함께 노사정협의회를 개최하며 소통의 기회가 생겼으나, 노조가 첫 협의회 개최 사흘만인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사측은 교섭 중단의 책임은 노조에 있으며, 희망퇴직과 휴업신청 등도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회사는 사내소식지인 인사저널을 통해 “일자리 지키기는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가 결실을 거두려면 양보와 타협이 선행되어야 하며, 타협의 전제조건은 ‘기득권 내려놓기’다”라고 노조측에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을 촉구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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