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위기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만 유지한다면 언제나 해결책은 제시되기 마련이다. 답답한 현실을 희망적인 미래로 바꾼 울주 외고산 옹기마을의 한 이야기다.

하루는 한 젊은이가 제품 판매를 위해 그릇을 가게로 옮기던 중, 유독 간장단지가 잔뜩 쌓여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곧 팔릴거라 믿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손님들의 반응은 깜깜 무소식이었다.

재고가 이미 수백 개 쌓인 상태에서 제품생산을 위해 공들였던 시간과 비용이 떠올랐다.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주방용도로 간장단지를 만들었는데, 팔리지 않는다면 다른 대체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온종일 간장단지가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하루는 볼 일이 있어 시장에 잠시 들렀는데, 물레방아가 눈에 번쩍 들어왔다. ‘물레방아를 옹기에 적용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쳤다.

곧장 집으로 돌아와 간장단지 바닥에 구멍을 뚫고 모터를 달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젊은이의 눈에는 이상하게도 완성된 제품이 완성된 제품으로 보이지 않았다.

▲ 옹기분수

고심 끝에 옹기수반에 물고기와 수초를 넣어 분위기를 더했더니 소비자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반에 살아있는 생명 덕분으로 옹기의 숨 쉬는 기능을 자연스레 전달했고, 가습효과는 물론 실내인테리어 효과로도 인기 만점이었다.

게다가 옹기에서 물이 나오는 장면은 사람들의 시각과 청각을 한 번에 사로잡으면서 감성을 자극시켰다. 결국, 재고로 있던 간장단지는 옹기분수로 응용되어 전국적인 명성까지 얻으며 모두 처분할 수 있었다. 옹기분수는 젊은이의 열린 사고와 끈질긴 노력으로 완성된 외고산의 유명한 발명품으로 남았다. 문소운 울산옹기박물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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