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좋은 사진 찍기 위해 울타리 넘어 훼손

갈대·억새 명소 태화강 둔치·신불산등도 몸살

▲ 울산대공원에 조성된 핑크뮬리밭이 일부 몰지각한 방문객의 출입으로 인해 훼손되어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보다 좋은 배경을 바탕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일부 시민의 욕심 때문에 지역 억새·갈대밭이 몸살을 앓고 있다. 16일 찾은 울산대공원 동문 인근 핑크뮬리밭.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나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옥외공연장을 따라 핑크뮬리밭으로 다가가자 울타리마다 ‘꼭 이렇게 들어가서 찍으셔야 하나요’ ‘낮은 시민의식이 남긴 흔적 부끄럽지 않나요’ 등의 출입금지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울타리 뒤로는 발에 밟힌 핑크뮬리가 줄지어 누워있었다.

울산대공원은 지난 2일 동문 옥외공연장 상단지구 2000㎡에 억새와 유사한 모양의 핑크뮬리를 심고 포토존 및 휴게공간도 조성했다. 억새나 갈대와 달리 색감이 뛰어나 이날까지 2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방문객이 보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울타리를 넘어가는 바람에 핑크뮬리가 훼손되고 있다. 훼손은 출입구 쪽에 집중됐지만 단지 안쪽으로 7~8m가량 핑크뮬리가 쓰러진 곳도 발견됐다. 훼손 지점은 7~8곳에 달했다.

핑크뮬리밭 안쪽에 조성된 코스모스 화원은 내부를 가로지르는 사람이 많아 아예 길로 변할 정도였다.

훼손이 심해지자 울산대공원은 울타리를 넘어가는 방문객을 막기 위해 인력을 배치하고 출입금지 팻말도 부착했다.

이런 상황은 지역 갈대·억새 명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중구 명촌교 인근 태화강 둔치 갈대밭은 울타리 등 통제 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산책로를 중심으로 훼손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억새 명소인 신불재에서 간월재로 이어지는 억새평원 역시 울타리를 넘어 사진을 찍는 방문객 때문에 곳곳이 훼손됐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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