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발생건수

2008년이후 9년간 163%나 급증

정부, 내년부터 자격유지검사

택시업계 “불공평 조치” 반발

고령 운전자 교통사망사고가 매년 증가하면서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택시운전기사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전체 택시운전사의 23.4%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울산시에 등록된 택시운전사는 5781명이다. 연령별로는 20대 운전자가 4명(0.06%), 30대 75명(1.3%), 40대 583명(10.1%)으로 20~40대 운전자는 전체 택시운전사의 11.5%에 그쳤다.

반면 60대의 경우 2549명(44.1%)으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026명(35%)으로 뒤를 이었다. 70대 운전사 역시 540명(9.3%)에 달했고, 80대 운전자도 4명(0.06%)이다.

특히 전체 택시운전사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1353명(23.4%)에 달한다.

지난 7월 기준 전국 사업용택시 운전자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27%에 달할 정도로 전국적으로도 택시운전기사의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 2008년 1만155건에서 지난해 2만6713건으로 9년 간 163% 급증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 역시 2008년 559명에서 2017년에는 848명으로 243명(51.7%)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19년부터 65세 이상 택시기사는 3년, 70세 이상은 매년 자격유지검사를 받도록 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하지만 택시업계에서는 자격유지검사가 불공평하다는 입장이다.

택시 운전을 20년 넘게 한 이모(64)씨는 “나이 때문에 자격유지심사를 3년마다 받아야 하다니 불공평하다. 차라리 운전자 별로 사고이력을 조사해 평소에 사고를 많이 낸 사람의 자격 유지심사 기간을 짧게 조정하는 게 훨씬 현실에 맞고 공평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위해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설치 등의 대안도 제시되지만, 개당 설치비용이 100만원 가까이 해 쉽게 설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울산시 관계자는 “택시 운전자들에겐 생계가 걸린 문제인데다 고령 운전자를 강제로 제재할 방법은 없다. 다만 개정된 법에 따라 자격유지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운전자는 택시 면허가 정지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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