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커지며 요도 압박해
배뇨장애 일으키는 병으로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배뇨 뒤에도 시원하지 않아

약물치료로 효과 못보면
레이저 이용한 수술 가능
카페인 음료 섭취는 치명적

전립선은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 내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남성생식기관이다.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해 있으며 요도를 감싸고 있다. 전립선은 연평균 8% 정도씩 커지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전립선이 커지며 안에 있는 요도를 압박해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전립선비대증이라 한다. 원래 정상적인 전립선은 약 20㏄정도의 밤톨만한 크기인데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크기가 커져 70대에는 탁구공 크기에서, 80대에는 골프공 크기로 비대해진다. 이처럼 나이와 깊은 연관이 있다 보니 60대에선 60%가 80대에선 80%가 전립선비대증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박세준 울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함께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자다가 소변봐야 한다면 의심

전립선비대증이 시작되면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면서 소변을 볼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박세준 울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거나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는 경우,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참기 힘든 경우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봐야 할 정도라면 전립선비대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요도를 압박하게 되면 소변이 가늘어 지는 세뇨(細尿), 한참을 기다려야 나오는 지연뇨(遲延尿), 불완전 배뇨, 배뇨후 요점적(배뇨후 소변이 똑똑 떨어지는 증상) 등의 폐색성 증상이 나타난다. 또 방광을 자극하게 되면 빈뇨(頻尿), 급박뇨, 야뇨 등과 함께 배뇨통 등의 자극성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나이가 들면 소변이 가늘어지고 잘 안나오는 것을 당연시 여겨 치료가 늦어질 경우 방광이 과도하게 팽창해 방광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누구나 겪는 가벼운 증상으로 여기고, 방치한다면 더욱 심각한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방광의 잔뇨량이 증가해 배뇨력이 약해짐은 물론이고, 소변이 신장으로 역류하는 증상까지 보이게 된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은 증상의 심한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문진과, 혈액 및 요속도, 전립선초음파 등 각종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박 교수는 “요속도 검사는 소변의 배출속도를 측정해 그래프로 표시하는 검사법으로 정상인은 둥근 언덕의 형태를 보이는 반면, 전립선비대증환자는 거의 일자에 가깝게 그래프가 나타난다. 전립선초음파는 전립선의 크기, 전립선에 칼슘이 쌓이는 석회화뿐만 아니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립선암 발생 여부도 알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명이 되면 먼저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보통은 3~6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약물치료 효과가 없거나 방광결석이 동반되거나 신장기능이 떨어진다거나 요로감염이 반복된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사용해 수술하는데 출혈은 적고, 회복은 빨라졌다.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전립선에 암이 생겼을 경우에 그 증상이 전립선비대증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난다.

박 교수는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생률 5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히 발생하는 암이다. 따라서 전립선비대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꼭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 박세준 울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커피·맥주 자제하고, 토마토 섭취

토마토가 전립선 건강에 매우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토마토는 전립선암에 대해 탁월한 방어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생으로 먹는 것 보다는 익혀 먹는 것이 영양 흡수에 좋다. 이외에도 녹차, 콩 등도 전립선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커피와 맥주는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와 맥주는 방광에 자극을 주고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소변을 만들어 일시적으로 심한 이뇨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밤에 즐기는 맥주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맥주로 인해 전립선이 수축되고 방광이 심하게 팽창돼 다음날 아침 소변을 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술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중간중간 물을 많이 마셔 소변을 자주 봐 다음날 소변이 쌓이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간혹 소변을 참는 행동이 전립선을 건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소변을 오래 참으면 방광과 주변 근육기능이 약해져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 등을 발생시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끝으로 박 교수는 “장시간 앉아서 일해야 하는 직종에 종사한다면 일하기 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 일하는 중간에 하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증상을 방치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을 시행하게 되면 질환도 악화되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지게 된다. 소변을 보는데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에서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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