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5차전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데일리 MVP

▲ 끝내기 홈런날린 SK 한동민
(인천=연합뉴스)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5차전 경기. 10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플레이오프 기간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한동민(29·SK 와이번스)이 마지막 순간에 활짝 웃었다.

    한동민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10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렸다.

    9-4로 앞선 채 9회초 마지막 수비를 맞이한 SK는 2사 1루에서 홀린 듯하게 안타와 실책으로 점수를 내준 뒤 박병호에게 2점 홈런을 헌납하고 9-9 동점까지 허용했다.

    SK 선수, 벤치, 경기장을 채운 팬들까지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했다.

    넥센이 10회초 1점을 뽑아 9-10으로 역전을 허용하자 SK는 역전패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대포군단답게 SK를 살린 건 홈런이었다.

    선두타자 김강민이 신재영을 상대로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더니, 한동민이 백투백 홈런으로 화답했다.

    한동민은 2스트라이크 몰린 뒤 끈질기게 파울로 걷어내며 풀카운트까지 끌고 갔고, 9구째를 때려 가운데 펜스를 훌쩍 넘겼다.

    포스트시즌 통산 9호, 플레이오프 통산 4호 끝내기 홈런이다.

    한동민은 경기 후 "처음에는 타구 탄도가 낮아서 넘어갈지 몰랐다"며 "중견수 임병욱이 걸음 멈추기에 미친 망아지처럼 뛴 거 같다"며 웃었다.

    이어 "정신이 너무 없어서 동료들이 '(홈런 치고) 3초 만에 들어왔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하고는 "홈 플레이트 밟고 자꾸 맞으니까 정신이 들더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41홈런으로 데뷔 첫 40홈런을 돌파한 한동민은 플레이오프에서 심각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3차전까지 그의 타율은 0.077(15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의 부진을 두고 '칠푼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한국시리즈로 갑시다!
(인천=연합뉴스)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5차전 경기. 10회말 무사에서 SK 한동민이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한동민은 4차전 9회 2점 홈런으로 타격 부진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지만, 스트레스 탓인지 이날 5차전을 앞두고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취재진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동민은 "고개를 못 들고 다닐 정도였고, 주위에서 위로하니 더 짜증이 났다"며 "1차전 들어가기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5㎏ 넘게 살이 빠졌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넥센은 편하게 잠자게 놔두지 않는 정말 피곤한 팀"이라며 5차전까지 혈전을 벌인 상대를 인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홈런 한 방으로 이 모든 속앓이를 털어낸 한동민은 5차전 데일리 MVP에 뽑혀 상금 100만원을 거머쥐었다.

    데일리 MVP보다 그에게 값진 건 데뷔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SK는 4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정규시즌 두산전 타율 0.321, 3홈런, 15타점으로 강했던 한동민은 "플레이오프 앞두고 넥센한테 강했다고 말했고, 보란 듯 못 쳤다"며 "상대 전적 다 배제하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어렵게 올라간 만큼 1차전부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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