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금류 활동 제약 도마뱀 폭증
인도과학원 테이커 부교수 주장

▲ 케냐북부풍력발전. 로이터=연합뉴스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풍력 발전이 일부 생태계에서는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맹금류에게 해를 가해 오히려 생태계를 파괴하지만 이런 부작용이 간과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6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인도과학원 생태과학센터의 마리아 테이커 부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된 ‘웨스턴가츠’ 산맥에서 풍력 터빈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 최신호에 밝혔다.

연구팀은 풍력 터빈이 설치된 고원지역에서 맹금류가 4배나 더 희귀해지면서 먹이사슬이 교란돼 이들 맹금류의 먹잇감이 돼온 동물의 개체 수와 행동이 변화한 것을 발견했다. 특히 맹금류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부채목도마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들의 행동과 외양마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 터빈 주변에서 맹금류 개체 수가 줄면서 도마뱀이 대처해야 하는 공격도 줄어들어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드는 등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약 20년 전 웨스턴가츠에 풍력발전소가 건립된 이후 나타난 현상이라고 한다.

풍력발전소는 조류의 이주 패턴을 방해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등 해가 된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나 맹금류의 활동을 방해해 먹이사슬을 교란한다는 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

테이커 부교수는 “풍력 터빈은 마치 최상위 포식자인 것처럼 생태계 내 동물의 균형을 바꿔놓는다”면서 “맹금류를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맹금류의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맹금류 ‘포식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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