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무라 전 기자 “정의 실현되지 않았다”…항소 방침

일본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전직 신문 기자가 자신의 기사를 ‘날조’라고 비방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인과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전직 신문 기자의 청구를 기각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삿포로(札晃)지방재판소(법원)는 9일 우에무라 다카시(植村隆)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언론인 사쿠라이 요시코(櫻井よしこ) 씨와 3개 출판사 등을 상대로 사과광고 게재와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과 관련한 판결에서 우에무라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장에 따르면 사쿠라이씨는 1991년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증언을 실은 우에무라 전 기자의 기사에 대해 ‘날조’, ‘의도적 허위보도’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기사를 주간 신초(新潮) 등과 자신의 사이트에 게재했다.

우에무라 전 기자는 이후 사쿠라이 씨 기사의 영향으로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익명의 협박문을 받는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사쿠라이 씨가)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비방 중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쿠라이 씨 측은 우에무라 전 기자는 위안부와 무관한 ‘여자정신대’를 의도적으로 동일시해 왔다고 주장하며 청구 기각을 요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오카야마 다다히로(岡山忠廣) 재판장은 판결 이유로, 사쿠라이 씨의 기사가 “우에무라 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며 “사쿠라이 씨가 우에무라 씨 기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갖고 그가 사실과 다른 기사를 집필했다고 믿은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에 대해 우에무라 씨는 삿포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가 법정에서 실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우에무라 씨 측은 항소할 방침이다. 

우에무라 씨는 아사히신문에 재직하던 1991년 8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조사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1997년 작고) 씨의 증언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그는 문예춘추(文藝春秋) 등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 도쿄(東京)지방재판소에 해당 소송이 계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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