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활천교 내진보강 사업

부실시공·관리부실 드러나

감사원, 추가손상 우려 지적

도로공에 안전점검 시정 통보

울산지역 고속도로에 설치된 교량을 대상으로 진행된 내진보강 사업이 부실시공과 관리 불량으로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진 발생 시 교량 파손을 막기 위해 설치한 앵커볼트가 부실시공됐는가 하면 내진보강재가 훼손된 채 방치된 사례도 있었다.

11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가 간선기능을 담당하는 고속도로 교량이 지진으로 붕괴되거나 손상됐을 경우 대형 인명피해 및 재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고속도로 교량에 대한 내진성능 확보 여부를 점검했다.

감사결과 울주군 남천교는 지난 2010년 실시된 내진성능 향상 공사에서 낙교방지용 전단키의 앵커볼트를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상 39㎜의 앵커볼트 10개를 앞뒷면에 시공해야 함에도 앞면에 27㎜ 2개 및 20㎜ 3개만 시공했고, 뒷면은 철근 간섭 및 작업공간 협소 등의 이유로 시공조차 않고 준공 처리했다. 나머지 앵커볼트도 모두 규격이나 개수가 미달됐다. 이에 따라 1.174~1.869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 안전율이 0.169~0.777에 불과해 지진 발생 시 교량 상부구조물의 낙교가 우려됐다.

울주군 활천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앵커볼트의 숫자는 설계도대로 시공됐지만 39㎜ 대신 24㎜짜리 앵커볼트를 시공해 안전율이 0.676에 그쳤다.

경주·포항지진 당시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천교의 교량받침 보호 콘크리트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된 것도 적발됐다.

한국도로공사는 경주지진 후 2017년 6월 등 남천교에 대해 3차례나 안전점검을 실시하면서 계단식 점검로나 특수 점검차량이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특이사항 없음’ 처리했다.

감사원은 파손 부위에 대한 보수·보강이 없을 경우 교량 상부구조물이 주저앉는 등 추가 손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내진보강 교각구조물 관리 부적정도 확인됐다. 남천교와 활천교는 지진 발생시 교각구조물 파손 방지를 위해 기둥 소성영역에 유리섬유를 부착해 내진성능을 향상시켰는데 감사를 통해 내진보강재가 찢어지고 불타는 등 훼손돼 가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 남천교 등의 전단키를 재시공하고 유리섬유 상태를 점검하는 등 교량의 안전점검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도로공사에 시정·통보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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