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좌장 김무성 토론회
“원내대표 투쟁만으론 안돼”
김진태·유기준등 친박계
김병준 비대위장 사퇴 촉구
복당파의 당권 도전 견제도

자유한국당 투톱인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거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계파별 움직임도 빨라지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임기가 12월11일이어서 차기 경선이 한 달도 안 남은 데다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역시 내년 2월 말께로 닥쳐 향후 100일간 당 권력 지도가 새롭게 그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으로 통했던 김무성 의원과 정진석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토론, 미래’ 모임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에서 탈당했거나 탄핵을 지지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주호영·김재경·강석호·권성동·김영우·김학용 의원 등 1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차기 당 대표나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무성 의원은 토론회 후 차기 원내대표의 자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정부가 국가의 틀을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에 차기 원내대표는 강력한 투쟁만 한다고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현 정부의 문제점을 해결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같은 오전 일부 원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이 국회 인근 한 호텔에서 모임을 열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모임에는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심재철·유기준·정우택·조경태·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주최 측은 당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우파 재야 세력이 지지층 결집을 통해 문재인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모임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참석자가 주로 친박(친박근혜)계를 포함한 잔류파가 중심이 된 데다, 이 모임이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 김무성 의원의 정계 은퇴와 김성태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는 점에서 탈당파와 대척점에서 세대결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정우택 의원은 모임에서 “김병준 위원장이 정치적 실책을 범했다고 본다. 비대위는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며 “빠른 시일 내 전대를 열어 뽑힌 당대표가 구심점이 돼 총선을 승리로 이끌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전원책 전 조강특위 위원 해촉 등 소동으로 한국당 위상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실추됐다”며 “당내 갈등만 증폭시키는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당파를 겨냥해 향후 당권 도전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우택 의원은 “지금은 인적쇄신을 할 시점이 아니라 화합과 단합으로 뭉쳐야 할 때”라며 “이 당이 어려울 때 버리고 뛰쳐나간 분들이 당의 얼굴이 돼 전면에 나서는 것만큼은 자제와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건비상행동 구본철 대변인은 모임을 기획하기 전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만났다고 소개하면서 “황 전 총리가 당의 외곽에서 우파의 통합과 재건에 뜻을 함께하기로 했고, 이 모임이 발전해 보수우파 대통합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을 표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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