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으로 집권 걸림돌 산재
당내 중진의원들의 역할론 제기
정갑윤·박맹우 의원 행보에 주목

▲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21대총선 지휘부 이해찬 대표. 이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시작으로) 50년 집권 플랜을 세우겠다”고 공언했었다.

이 대표의 야심찬 장기 집권 프로젝트는 집권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수사’일뿐이라고 깎아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집권 플랜의 현실여부는 차치하고 사실상 지리멸렬한 보수 야당의 집권가능성에 기를 꺾는 동시에 ‘이해찬=강한 대표’여론을 조성하는 데 일조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당의 집권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과 파고가 첩첩 가로놓여 있다. 당 지휘부인 김병준 비대위는 야당으로서의 대여 전략과 전술이 갈팡질팡 수준 이하라는 비판여론이 지배적이다. 정당활동 평가 역시 5개정당 가운데 최하위권(10월 리서치뷰 조사)으로 추락했다.

울산 6개 당협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에게 일괄사표를 받아 무장해제를 시킨 뒤 늦어도 다음달 15일까지 물갈이를 단행키로 한 엄중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김병준 비대위와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정면 충돌하면서 칼질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상황에 직면했다. ‘저승사자’로까지 불려진 전원책 변호사는 비대위로부터 ‘문자 해촉’을 계기로 분을 삭히지 못하다 14일 “혁신을 거부하는 당에 미래는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사퇴론도 불거지고 있다. 비박 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병준 사퇴론의 이면엔 2월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장악을 노리는 측과 커넥션 의구심이 일고 있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진영간의 날선 기류가 또다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물밑에선 어떠한가? 다음달 11일 임기가 종료되는 김성태 원내대표 후임 원내 사령탑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고 있다. 다선 의원들간, 진영간 펼쳐지고 있는 각개 전투의 이면엔 내년 2월 예고된 전당대회에서 당권 장악을 노리는 예비 후보군의 주도권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지역 중진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기류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최대 관심사는 6선고지를 앞두고 있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연거푸 당 사무총장을 두번 역임한 박맹우 의원의 기류다. 먼저 정 전 부의장은 당내 120여명 국회의원 중 손꼽히는 다선의원으로서의 당내 ‘거중조정’의 정치력이다. 당 지도부 일각에선 최다선(8선)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이미 당을 떠난데다, 당대표를 지낸 김무성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차기 의회지도부(의장단)를 맡을 의원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이유와 함께 당내 ‘갈등해소 역할론’을 제기하고 있다.

당내 유일 내리 3선 광역시장에다 재선에 성공한 박 의원 역시 정치적 역할론의 중심부다. 다음달 치러지는 원내대표·정책위 의장 동시 선거에 정책의장 러닝메이트 요청을 받고 있지만 고심이 많다. 지난해 원내대표·정책의장 선거당시 홍문종 의원으로부터 러닝메이트를 요청받았으나 극구 고사한 적이 있다. 박 의원의 고심 배경에는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여 정책의 전면에 나서야 하는 정치적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 전 부의장과 박 의원이 각각 ‘역할론’에 적극 나서지 못한 또다른 배경도 있어 보인다. 김병준 비대위와 조강특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당권의 시그널이 불확실한 데다, 21대 총선 지휘부마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복잡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정치적 모양새는 갈등해소·거중조정 역할이지만 결과적으로 특정인의 손을 들어준다는 편견과 오해의 중심부로 전락할 수도 있다.

더구나 당 안팎에선 ‘이해찬 50년 장기집권’에 맞짱 뜰 수있는 강력한 지휘부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와 김무성은 절대 당권도전을 해선 안된다”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예사롭지 않다.

12월 중 원내대표·정책의장 선거에 이어 21대총선 지휘부를 선출하는 2월 전당대회가 가로놓여 있는 날선기류와도 맞물려 있다. 어떻든 울산지역 두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두수 정치부 서울본부장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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