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컬링팀 반박 기자회견 개최
감독단 부당처우 상세히 설명
상반된 주장에 진실공방 번져

▲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왼쪽부터)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호소문’을 둘러싼 감독단의 반박을 재반박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컬링 은메달을 딴 ‘팀 킴’ 김은정(28), 김영미(27), 김선영(25), 김경애(24), 김초희(22)는 15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둘러싼 추가입장을 밝혔다.

앞서 팀 킴은 지난 6일 대한체육회 등에 호소문을 보내 지도자로부터 폭언과 함께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선수들을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선수들은 폭언에 시달리고 국제대회 상금도 제대로 배분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장 감독이 공동명의 통장과 상금 사용 내용과 선수들 사인이 들어간 서류 등을 공개하며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팀 킴은 AP통신과 일본 매체 등 국내외 취재진 약 100여명 앞에서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받아온 ‘부당한 처우’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선영은 “장 감독님은 선수들 동의로 통장을 개설했다고 주장하셨다. 2015년에 상금통장을 개설한다는 통보만 받았다. 김경두 교수님 명의로 진행한다는 언급은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요구한 적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감독이 제시한 상금 지출내역서는 올해 7월에 만들어진 것이며,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까지의 상금 입출금에 관한 정보는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경상북도, 대한체육회는 팀 킴 호소문과 관련해 특정 감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선수 개인에게 들어온 격려금은 개인 계좌로 들어왔지만, 팀 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다”며 “2016년 이후에는 국가대표로서 지원을 받았는데도 선수들의 상금을 훈련비로 사용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말하는 상금은 월드컬링투어에서 따낸 상금이다.

김은정은 “2015~2017년 받은 상금이 총 1억원 정도다. 2015년에만 6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투어 홈페이지에서만 우리의 성적과 상금액을 알 수 있지, 그 돈이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고운사에서 준 격려금 1200만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의견을 나누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격려금 등을 투명하게 관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영미는 “카카오톡에서만 의견을 물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선영은 “의성군민 기금도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올림픽 이후 의성군에서 환영 행사가 있었는데, 환영 행사 때 상금 전달 패널로 사진을 찍은 기억밖에 없다. 다른 여러 기관에서 들어온 기금도 행방은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은 감독단이 김은정을 팀 킴에서 배제하려고 했다는 것도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선수들의 주장에 대해 장 감독은 “김은정이 지난 7월 결혼해 임신 계획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스킵을 준비해야 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선영은 “결혼이 아니라 올림픽 직후에 이미 김은정 선수의 입지를 줄이려고 했다. 결혼 후에도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 변경을 지시하고, 숙소까지 떨어뜨리면서 선수들을 분리하려고 했다”며 “저희는 단순히 김은정 선수를 제외하는 게 아니라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이 “말이 거칠지언정 욕을 한 적은 없다”고 한 해명에 대해 김영미는 “욕설하지 않으셨다는 것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제가 있는 자리에서 김초희에 대한 욕설을 하셨다. 같은 선수 앞에서 다른 선수를 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제 앞에서도 하시는데 다른 사람 앞에서는 저희 욕을 얼마나 하실까”라고 증언했다.

선수들은 “감독단에서는 저희의 호소문의 많은 내용 중 일부만 반박하고 있다.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에 관련한 내용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훈련, 팀 사유화,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다”며 감사에서 모든 것이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