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수질오염·융합등 설치미술·비디오 아트로 표현
UNIST 과일집 28일까지 ‘똥본위화폐’주제 9개 작품 전시

▲ 허희진의 ‘퐁차 쇼룸’

#벽면을 가득 메운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니 ‘티백’과 흡사하다. 물에 담그면 자연스레 향과 색이 우러나는 티백이긴 하지만, 내용물이 다르다. 세제와 젤라틴 등 온갖 물질들이 뒤섞여 있다. 세제의 대명사 ‘퐁퐁’도 포함된다. 작품 제목이 ‘퐁차-쇼룸’인 이유다. 인간이 만든 물질이 물을 오염시키고 환경을 변화시킨다. 수많은 퐁차들이 던지는 질문은 과연 무엇일까. 환경오염을 유발한 우리 인간들이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허희진의 ‘퐁차 쇼룸’

#우리가 버린 것들은 물과 땅에 잠시 머무르다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 생활 속 오염물질이 우리 몸을 오염시킨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와 같다. ‘똥본위화폐’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삶의 양식도 마찬가지다. 멈추지 않는 순환 속에서 가치를 되살리면 그 가치 또한 우리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바이오가스로 솟아오르는 똥본위화폐 ‘꿀’은 새로운 순환이 끝없는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우리에게 알려준다.-구지은·최미진의 ‘Hypo-connected society’

▲ 구지은·이현경의 ‘마법의 성’

UNIST 내 과일집(125동·Science Cabin)에서는 요즘 과학과 예술이 접목된, 독특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됐고,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단, 일요일은 제외.

‘Infinity fSM(Feces Standard Money·똥본위화폐)’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총 9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똥본위화폐는 UNIST내에서 활동하는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의 주요 주제로, 비수세식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물의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 변을 재처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그 곳에서 바이오가스가 발생해 새로운 에너지가 만든다. 에너지는 난방, 온수을 위한 연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똥을 눈 사람에게 가치가 돌아가는 것이다.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이 공간에는 똥본위화폐에 내포된 자원순환, 수질오염, 융합과 협업 등 3가지 가치를 설치미술, 사운드 및 비디오아트 등으로 표현한 미술품이 차지하고 있다.

작품 ‘25세기 그랜드폴리’는 형형색색 합성섬유로 쌓은 기암괴석 협곡이다. 영상물인 ‘흐르는 꿀’은 물 위를 떠다니는 ‘꿀’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물의 순환 속에서 생성되는 가치의 의미를 보여준다. 작품 ‘마법의 성’은 관객들이 직접 소품을 만지고 움직이도록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융합한다. 참여자 모두가 미래가치를 만드는 곳, 유니스트 사이언스 월든이 바로 마법의 성이라는 의미다.

조재원(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사이언스 월든 센터장은 “사이언스 월든에 대한 이해의 순간들이 모여 스파크를 일으키고 변화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구지은 작가가 총괄담당했다. 참여작가로는 이현경 기초과정부 교수, 최미진 연구교수, 김대희·최미출·윤빛나 연구원, 허희진 학생 등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에 참여해 온 교수진과 연구원, 학생들로 구성됐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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