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기의 유방 질환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방 울혈
예방 위해 유즙 고이지 않게 주의
젖꼭지만 물려 수유하는 경우나
수유횟수 적어 아이가 급하게 빨면
유두부에 국한된 통증 생길수도
유선염 발생시 항생제 치료 권하고
심한 통증은 이스트감염 의심해야

모유수유는 면역력, 소화기능을 향상시키고 알레르기 질환을 감소시키며 뇌신경 발달에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정서적 안정 및 인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산모에게도 다양한 장점이 있는데 산후 출혈을 감소시키고, 뼈의 재골화를 촉진시키며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률을 낮춘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수유하는 도중 예기치 못한 다양한 증상이나 질환으로 고통받는 산모들도 많다.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와 수유기 유방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수유부 대부분이 경험하는 유방 울혈

수유기 유방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유방 울혈이다. 유방 울혈은 모유 정체 및 혈액순환 장애로 유방이 부풀고 통증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한다. 젖몸살이란 표현이 더 익숙한 이 질환은 분만 초기에 대부분의 수유부들이 경험한다.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는 “유방 울혈이 지속되면 유선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예방 및 치료는 생성된 유즙이 유방에 고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보통 2~3시간 간격으로 한쪽당 10~15분씩 양측을 번갈아 가며 수유하는 것이 적당하다. 수유 후 남은 젖은 짜내어 보관했다가 아기에게 먹여도 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가벼운 마사지나 온찜질은 원활한 유즙 배출에 도움이 된다. 수유 후 통증이 심한 경우 냉찜질을 하거나 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수유 방법, 유두 통증 유발

유두부에 국한된 통증도 흔히 발생한다.

홍 전문의는 “유두 통증은 대부분 잘못된 수유 방법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젖꼭지만 물려 수유하는 경우나 수유 횟수가 적어 아이가 급하게 젖을 빨 때 유발된다. 유두 통증은 유두 균열이나 감염으로 진행돼 수유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아이가 젖을 물고 잠들지 않게 해야 한다. 또 활발하게 빨지 않으면 유두를 일찍 빼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유두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유 후 유방을 공기 중에 노출시켜 유두를 잘 말리고, 유두 부위에는 비누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유두 균열이 발생하면 온찜질을 하고, 라놀린이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것도 효과적이다.

▲ 홍우성 울산시티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유선염, 항생제·배농술로 치료

약 2.5%의 산모에게서 유선염이 발생한다. 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홍 전문의는 “유선염의 경우 국소 압통이 주증상이며 심한 경우 오한 및 발열이 동반된다. 대개 항생제 치료를 하게 되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농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일단 농양이 생기면 항생제 치료와 함께 배농술이 필요하다. 항생제 사용이 아기에게 유해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겠지만 아이한테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선택하고 유즙으로 배출되는 양도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유선염이나 농양을 치료하는 경우에도 수유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수유 자체가 유즙과 농의 배출을 촉진시켜 치료에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수유를 중단할 때에도 수유 억제제 사용은 배농을 억제할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질병 많아

간혹 검사나 진찰상 설명할 수 없는 심한 통증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유방의 이스트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홍 전문의는 “유방의 이스트감염은 수유 후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 유두에서 등쪽으로 뻗치는 통증, 유두부가 연해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유방 이스트감염의 병태 생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스트 감염의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항진균제 치료를 해야 하는지 확실치 않다. 이스트라는 진균을 진단하기 위해서 배양검사로 균을 확인해야 하는데 모유의 특정 성분 때문에 일반적인 검사로는 균이 있어도 배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한 배양검사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어떤 연구에서는 상기 증상은 이스트감염이 아니라 포도상구균에 의한 유선염으로 보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몇몇 의심되는 증상으로 이스트감염을 진단하고 엄마와 아이에게 간독성이 있는 항진균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홍 전문의는 “일부 엄마들은 인터넷에 게시된 글이나 비의료인의 말만 듣고 이 질환을 확신해서 내원한다. 병력청취 후 이스트감염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을 때 신뢰하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유두백반증이나 유구염처럼 모호한 질환이 있는데, 이는 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질병이다.

홍 전문의는 “인터넷에 개시된 글을 보면 치료를 위해 바늘같이 날카로운 물체로 뚫은 후 짜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유방에 상처를 주어 유선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치료 늦어지면 수유 실패로 이어져

모유 수유 중 생기는 다양한 증상 및 질환은 대부분 잘못된 모유 습관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수유 방법을 몰라서라기 보다는 아이가 의도한 데로 행동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유 수유는 어렵고 힘들다.

홍 전문의는 “아이를 잘 관찰하고 상황에 맞춰 아이에 맞는 수유 방법을 찾아야 하며 엄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불편한 증상이 발생하면 늦지 않게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가 늦어질 경우 병이 진행돼 수유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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