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 ‘말모이’로 스크린 컴백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역 맡아

▲ 영화 ‘말모이’에서 조선어학회 대표인 류정환 역을 맡은 배우 윤계상.

영화 ‘범죄도시’에서 조폭 두목 장첸 역할로 강한 인상을 남긴 윤계상(40)이 시대의 지식인으로 돌아왔다.

내년 1월9일 개봉하는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에서 조선어학회 대표인 류정환 역을 맡았다. 일제강점기에 국어학자 주시경이 남긴 원고를 토대로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인물이다.

윤계상은 “‘말모이’ 시나리오를 읽고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면서 “이런 영화에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나리오에 반해 덜컥 출연했지만, 류정환이라는 인물을 체화하기는 쉽지 않았다. 극 중 류정환은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유학까지 다녀오지만, 우리말을 지키려 온갖 역경을 무릅쓰는 강단 있는 인물이다.

윤계상은 “류정환은 한글을 가르치던 아버지가 친일로 돌아서는 것을 목격하고, 10년 동안 모은 우리말 원고를 일본에 빼앗기는 등 많은 고초를 겪습니다. 이 정도로 힘들면 중간에 포기하고 타협할 법도 한데, 계속 버티는 힘이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다. “류정환도 처음에는 애국하는 마음으로 말모이 작업을 시작했지만, 자기마저 그 끈을 놓으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는 마음 때문에 결국 놓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연기라는 끈을 잡고 있는 제 심정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연기를 잘하고 싶고 계속하고 싶지만, 연기는 너무 어려워요. 그렇다고 주변 평가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고, 계속 끝까지 가보고 싶다는 그런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범죄도시’는 선물 같은 영화였어요. 그것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그때를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연기하는 윤계상으로 계속 살아가는 것이 목표”라며 “악역이라도 마음이 진짜 움직이는 연기를 하는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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