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의 자살사건과 관련, 정치권은 깊은 충격에 빠진 가운데 대북경협에 대한 차질을 한 목소리로 우려하면서도 민주당은 "냉전수구세력들이 끊임없이 발목을 잡아왔다"고 야권을 비난한 반면, 한나라당은 "무슨 말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까지 끊어야 하느냐"면서 여권을 겨냥,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정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에 깊은 충격에 빠진 채 대북경제협력 사업과 남북관계 및 국내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대북경협 사업이 차질없이 수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석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 회장의 충격적인 죽음을 애도한다"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으로서 남북경협사업 등 많은 할 일을 남긴 채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정 회장의 사망으로 그의 필생의 염원인 남북경협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고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최소화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양수 의원은 "특검을 요구해 현대와 정부에 압박을 가한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며 "회사의 사활을 걸고 남북관계 발전과 전쟁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특검으로 압박을 가하니까, 현대의 대북관계 지속 여부에 회의를 품고 있었을 것이고, 아버지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유언도 실현되기 어렵게 돼 심적 부담을 느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애도하면서도 "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업을 끌어들여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며 자살동기와 배경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정 회장의 자살을 대북송금 특검수사와 연결시키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호도할 우려가 있다고 일축했다.

 휴가중인 최병렬 대표는 이날 임태희 비서실장으로부터 전화보고를 받고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경제계의 중요한 인물에게 이런 일이 생겨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히고 "자살의 원인과 동기에 대해 철저히 조사한 뒤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 회장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돌아가신 만큼 조사가 철저히 이뤄져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충격적이고 유감스러운 일로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무슨 말못할 사연이 많았길래 목숨마저 끊어야 했는지 그 이유와 경위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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