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직원 자필경위서 공개
신분증 꺼내달라는 요구에
“너희들이 뭐 대단하다고…”
野, 국토위 위원 사임 촉구
金의원 기자회견 열고 사과

▲ 이른바 ‘공항 갑질’로 물의를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포공항 탑승 수속 중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고 요청했다가 ‘그런 규정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반발로 곤욕을 치른 김포공항 보안 직원의 자필 경위서가 공개됐다.

24일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울타리 노조는 해당 공항 직원이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 20일 작성한 경위서를 공개했다. 경위서에서 보안 직원 A씨는 “위조된 신분증인지 확인을 위해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확인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객님께서 본인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며 보여달라고 화를 냈다”고 밝혔다.

A씨는 김 의원이 “이 ○○들이 똑바로 근무 안 서네” “너희들이 뭐 대단하다고 갑질을 하냐” “고객에게 갑질하는 거냐”는 등의 말을 하고는 자신의 얼굴과 상반신이 나오도록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며 “위조신분증을 확인할 방법이 지갑에서 꺼내 실물을 확인하고 돌려드리는 것인데, 지갑 속에 있는 가려진 신분증을 육안으로 확인하라며 (김 의원이) 화를 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후에 국회의원 고객님은 입장하고 보좌관이 남아 ‘아까 있었던 일에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고 마무리했다.

◇野 “김정호 국토위원 사퇴시켜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25일 ‘공항 갑질’에 거짓 해명 논란까지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국회 윤리위원회 회부와 국토위원직 사임을 거듭 촉구했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김 의원 사태가 거짓말 논란까지 불거지며 점입가경”이라며 “김 의원은 욕설도 모자라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적반하장식 해명으로 피해자를 모독하고, 국민을 기만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김 의원은 반성을 모르더니 급기야 김해신공항 음모론까지 들고 나왔고, 공항직원을 비난하며 CCTV 공개도 거부했다”며 “이 정도면 사과는 고사하고, 국토위 위원에서 바로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사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절 언급도 없다”며 “이것이 대통령 지지율 ‘데드크로스’의 여권 모습이라는 게 믿기지 않고, 오만함은 여권의 전매특허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김정호 “직원에게 이유 불문하고 정말로 송구하다고 말씀드렸다”

김정호 의원은 이날 오후 5시5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초리를 드신 국민들께서 제 종아리를 때려주셔도 그 질책을 달게 받겠다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사죄의 말씀’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20일 밤 김포공항에서 있었던 저의 불미스런 언행으로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리고 심려케 해서 너무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오늘 아침에도 한국 공항공사의 김포공항 보안요원들께 직접 사과전화를 드렸다. 노조위원장께도 참으로 송구하다고 정중한 사과말씀을 드렸다”며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빌려 당사자이신 공항 안전요원들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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