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다. 시작은 희망이다. 기대가 현실이 되려면 먼저 꿈을 꾸어야 한다. 그러나 꿈이 꿈 같기만 해서는 안된다. 꿈을 통해 가능성을 찾아내고 그 가능성을 증명해야 현실이 된다. 서울대 총장을 지낸 고 장리욱 박사는 ‘세상을 지혜롭게 사는 사람은 누군가, 한눈 뜨고 꿈꾸는 사람일 게다’라고 했다. 감은 눈으로 꿈을 꾸고, 뜬 눈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비로소 세상을 지혜롭게 살 수 있다.

올 한해도 울산경제가 녹록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울산 3대 주력산업의 성장정체가 계속되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광주형 일자리’, ‘정의선 충주 구상’ 등 울산을 위협하는 시도들도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충주시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차 투자증대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자동차도시 울산’의 미래도 불안하다. “수소시티 울산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계획이 자칫 속빈강정이 될까 걱정이다. 유화업계도 위기감이 높다. 중국발 수요감소에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얼어붙었던 조선업 수주가 지난해 말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이후 7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연간 수주량 세계 1위도 탈환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도 증가추세다. 클락슨리서치(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에 의하면 연말까지 글로벌 선박 수주량은 작년보다 18.6% 증가한 32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중단된 해양플랜트의 회복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송시장은 “수주가 없어 가동을 중단한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의 대안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나 현대중공업의 동참을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성장둔화는 피해갈 수 없는 울산의 미래다. 따라서 도시도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더 이상 많이 벌고 많이 소비하던 부자도시 울산이 아니다. 주민들 스스로 양이 아닌 질을 추구하는 삶으로 기꺼이 돌아서는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수입이 줄어들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다같이 만들어가야 할 때다. 살기 좋은 행복한 도시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저성장시대, 선진국의 문턱에서 달라져야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기도 하다.

지난 50여년 울산은 정부와 기업에 의존해 ‘절로’ 성장했다. 지방행정과 정치가 작동하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정이 달라졌다. 지방정부의 정확한 현실 진단과 확고한 방향 설정이 매우 중요해졌다. 어느 때 보다 ‘한눈 뜨고 꿈꾸는’ 지혜로운 정치가 중요한 이유이다. 두눈으로 현실만 따라가서도, 두눈을 모두 감고 꿈을 꾸듯 환상만 쫓아서도 곤란하다. 경제가 어려워도 올바른 정치가 있으면 ‘살기 좋은 도시’로 가는 길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살고 싶은 울산으로 도약하는 한해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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