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이상 노후 상가 밀집
7명 인명피해·40개동 태워
양양은 산림 20㏊ 잿더미

▲ 2일 낮 12시20분께 강원 원주시 중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벽두부터 강원 양양산불에 이어 원주 중앙시장에서 불이 나 주민과 상인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희망찬 새해를 기대했으나 화마(火魔)가 산림과 전통시장을 집어삼키면서 주민과 상인들 속도 새카맣게 타버렸다.

2일 낮 12시20분께 원주시 중앙동 중앙시장 1층 상가에서 불이 나 점포 40개 동을 태우고 7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1970년에 지어진 노후상가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탓에 불길은 순식간에 주변 상가로 번졌다. 불은 1시간5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수십년간 일궈온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상인들은 망연자실했다.

한 주민(64)은 “시장이 노후화돼 언젠가 큰불이 나도 날 것이라고 많이들 얘기하곤 했다”며 “콘크리트 건물로 지어지긴 했으나 통로가 2m도 안 될 정도로 좁고 노후한 점포들이 많아 불이 나면 연쇄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피해 상인들은 대부분 영세업자로 점포를 임차해 운영하며 생계를 잇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불이 난 중앙시장 ‘나’동뿐만 아니라 시장 2층은 ‘미로시장’으로 특화돼 지자체와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청년들이 점포를 내며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었으나 이번 불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새해 첫날인 1일에는 양양에서 산불이 발생해 20시간만인 이날 낮 12시15분께 축구장 면적의 28배(20ha)나 되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고 꺼졌으나 주민들 속을 새카맣게 태웠다.

주민 297명은 밤새 강풍을 타고 마을 방향으로 번지는 불길을 피해 마을회관과 인근 초등학교에서 새우잠을 청하며 우울한 새해 첫날을 보내야 했다.

게다가 산불이 난 송천리 일대는 양양지역 특산물인 송이 주산지 중 한 곳으로 주민들은 ‘피해가 있지는 않을까’하며 가슴을 졸였다.

14년 전 천년고찰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든 대형산불 기억까지 떠올라 머릿속을 괴롭혔다.

집에 남은 주민들은 양동이 등 물을 담을 수 있는 가재도구를 총동원해 집 주변에 물을 뿌렸고, 꺼질 듯하면서도 바람을 타고 번지는 불길은 애간장을 태웠다.

진화 당국 등은 양양산불과 원주 중앙시장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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