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환 사회부 기자

황금돼지의 해, 2019년 기해년이 밝은 지 일주일이 됐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덕담이 오가고 있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조선산업 위기에서 시작된 울산의 경제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오히려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조선산업에서 자동차산업으로 번진 위기는 석유화학 산업까지 위협하고 있다. 울산을 이끌어 온 3대 주력 산업 모두가 흔들리고 있고 있는 백척간두(百尺竿頭)다. 자칫 헛발을 내디디면 그대로 천길 낭떠러지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주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되면서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 중소기업은 더욱 더 생존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지인은 지난해 10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올해는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기를 기울이면 심각성을 금세 인지할 수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 인건비 상승, 금리 인상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소상공인들도 아우성이다. 폐업이 속출하면서 울산 도심지 주요 상권에 비어 있는 상가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임대 공고를 내걸지 않은 건물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울산 경제의 생태계 붕괴 신호가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울산시도 지역 경제의 위기를 감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송철호 시장은 2019년 시정의 제1 목표를 ‘불황탈출’이라고 선포했다. 송 시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회복을 바라는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깊이 새겨 초심을 잃지 않고 불황탈출 원년이 되도록 증진하겠다”며 “지역경제가 여전히 어렵고 일자리 문제도 녹록치 않지만,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 온 저력이 있는 만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최근 23년만에 지방권력 교체를 이끌어 낸 민선 7기에 대한 지난 6개월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캠코더(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개방직 인사와 오락가락 행정으로 신뢰를 잃은 것도 사실이다. 민선 7기는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송철호 시장이 친정 체제를 온전히 갖춘 것으로, 이제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송 시장이 ‘불황탈출’을 목아프게 외친다고해서 시민들이 감명받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민선 7기를 선택한 시민들은 이제 말이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최창환 사회부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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