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기틀 만든 정도전에서
부관참시 당한 참모들 소개
4월15일 BCS서 특강도 마련
조선왕의 리더십 주제 강연

▲ 저자 신병주는 경상일보 BCS 특강을 통해 울산시민과도 이미 친숙하다. 그의 특강은 오는 4월15일 다시 마련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BCS 특강장면. 경상일보 자료사진

‘참모’의 중요성은 시대의 구비마다 강조 돼 왔다. 역사는 순환한다. 과거 참모들의 성패는 앞으로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역사학자 신병주의 신간 <참모로 산다는 것>은 왕권과 신권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실제로 조선을 이끌었던 ‘왕의 남자들’을 다루고 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한 ‘천재 참모’ 정도전은 세계사적으로도 흔치 않은 500여년 역사를 이어갈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며 임금의 하늘’이라 선언한 정도전의 민본사상이 없었다면 조선은 장수국가가 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신권(臣權)’을 강조한 그의 소신이 화를 불러 결국 이방원(태종)에 의해 제거됐다. 천하에 으뜸 갈 재주를 갖고 태어났지만, 태양 옆에 서 있다 그 뜨거운 열에 그만 타 죽은 것이다.

그래서 참모이자 모사로서의 능력만 떼어놓고 보면, 동시대 관료이자 ‘정적’이던 하륜이 정도전을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태종의 ‘왕자의 난’ 당시 정도전과 방석을 해치우는 과정에서 모사 역할을 했다. 태종은 하륜이 있었기에 왕위에 오를 수 있었고 하륜은 태종을 이용해 라이벌 정도전을 없앨 수 있었다.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져, 최악의 형벌인 ‘부관참시’까지 당한 참모도 적지 않다. 칼날과 같은 권력의 무서움을 일깨우는 역사의 단면들이다.

영남 사림파의 영수 김종직은 그 유명한 ‘조의제문’(숙부 항우에 살해당한 초나라 의제를 조문한 글로 사실은 선왕 세조의 단종 시해를 에둘러 비판하는 내용)을 작성해 사후인 1498년 무오사화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결국 부관참시를 당했다.

▲ 참모로 산다는 것

무엇보다 참모의 역할은 위기 때 가장 중요하다. 나라 흥망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율곡 이이와 서애 유성룡의 이야기는 그래서 지금도 큰 울림을 준다.

아홉 차례나 장원급제한 천재 율곡은 비범한 학자답게 임진왜란을 앞두고 ‘십만 양병설’을 제안한다. 기록에는 율곡이 1583년 경연에서 10만명 병사를 양성하자고 주장하자 서애가 평화의 시기에 양병은 오히려 화를 부른다는 취지로 맞선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서애도 임란이 일어난 뒤에는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순신과 함께 가장 중요한 ‘참모’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서애는 정치적 입지가 약한 이순신을 천거했으며, 임란 당시 영의정으로 전쟁 수행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담당했다.

책 속에는 서거정, 강희맹, 김일손, 성현, 남곤, 김인후, 정철, 허균, 송시열의 역할도 담겨 있다.

한편 저자 신병주는 경상일보 비즈니스컬처스쿨(BCS) 초청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올해 제9기 BCS에서는 ‘현재에도 살아나는 조선왕의 리더십’ 주제로 오는 4월15일 특강을 펼친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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